매일신문

삼성 지휘봉 어디로

"정실보다 합리성 우선돼야"

백인천 감독의 재계약 불가 방침이 공식화 됨에따라 삼성라이온즈의 후임 감독 선정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삼성 구단에서는 "조창수대행 체제로 포스트시즌까지 마칠 것"이라는 방침을 정하고 더이상잡음없는 시즌 마무리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러 각도에서 후임 감독 선정 문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될 것인가'라는 것 못지않게 관심이 가는 부분은 '얼마나 합리적으로 선정하느냐'의 문제.감독을 8번이나 갈아치워 이 부분 신기록 행진 중인 삼성은 그동안의 감독 선정이 구단과 그룹고위층 관계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뤄졌기 때문이다.

성적에 따라 자리가 왔다갔다하는 구단과 그룹의 고위 인사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팀의 내실을다지는 것 보다 단기적으로 성적 향상을 꾀하는데 감독 인선의 초점을 맞춰왔다.즉 '삼성 제일주의'에 걸맞게 늘 임기중 우승이라는 목표와 우승을 못할 경우 "이런 감독을 우리가 데려와 이만큼 달라졌다"는 책임 회피라도 하고 보자는 결정권자들의 의도가 숨어있었다.프로야구에 대해 전문지식이 없는 이들은 결국 야구계 주변의 인사들에게 자문을 구하게되고 이과정에서 또 각 세력들의 이해관계에 얽히고 마는 악순환을 거듭해왔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삼성 감독들이 물러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늘상 뒤따랐다. 이번 '백인천 파동'에 있어서도 백감독 본인의 문제가 컸지만 '내분설'까지 나온 것은 이제껏 구단에서 보여준나쁜 선례들 때문에 삼성을 곱게 바라보지 않는 야구계 일부의 시각 때문이다.후임 감독 선정에 있어 삼성은 결정권자들이 야구단이 삼성그룹의 소유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연고지 대구.경북의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존재라는 인식을 갖고 사심을 벗어나 '과정의 합리성'을 찾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허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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