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갚아도 늘기만 하는 '가출빚'

가출 10대소녀가 2년만에 몸값 2천5백만원의 윤락녀로 전락한채 윤락가서 간신히 구출됐다.지난달 30일 대구시 도원동 윤락가인 속칭 '자갈마당'에서 포주몰래 경북 ㄱ시 ㅎ읍에 사는 고모에게 전화로 구출을 호소, 가족의 품에 안긴 김모양(19).

대구태생인 김양은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93년 중학교를 중퇴, 부산 할머니집에서 직장에 다니다지난95년 친구들과 큰돈을 번다며 가출, 전남 광양시의 한 노래방에 취업한 것이 화근이었다.이곳 노래방에서 돈을 벌기는 커녕 오히려 1백만원의 빚만 진 김양은 이 빚을 쉽게 갚을 수 있다는 악덕소개업소의 꾐에 빠져 룸가요방에 취업했다가 또다시 5백만원의 빚을 짊어지게됐다.그후 순천시에서 단란주점에 취업한 김양은 업주 소개로 돈을 빨리 그리고 많이 벌 수 있다는 룸가요방으로 다시 옮겼다.

이곳에서 김양은 업주가 만들어준 가짜주민등록증의 주민등록번호를 외워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행세를 해야했고 단속때마다 몸을 숨기며 돈을 벌었다.

하지만 약속한 3개월을 못채웠다는등 이런저런 이유로 다시 빚만 늘어났다.

그후 제주시의 '티켓'다방을 한차례 거친 김양은 지난해 8월 자신의 몸값(업주빚)이 2천여만원으로 불어난 것을 알게됐다.

더욱이 업주들은 빚을 갚으라며 매춘을 강요했고, 김양은 올해초 군산의 유흥가 '감둑'을 거쳐 광주 '월산동'으로 옮기며 윤락녀로 전락했다.

그러나 이곳생활 3개월동안 김양은 감금과 폭행을 견디지못해 업주에게 대들다 더욱 심한 폭행을당해야했고 곧 대구 '자갈마당'으로 옮겨지는 신세가 됐다.

지난달 11일 이곳에 도착했을 때 그새 2천5백만원으로 불어난 몸값은 고스란히 새 포주에 승계되고 방엔 가전제품과 화장품 등이 놓여졌다.

김양이 이곳서 지난달 28일까지 17일동안 하루도 쉬지않고 일해 번돈은 모두 5백21만원.김양은 하루하루 번 돈을 메모로 기록하는 등 빚을 갚을 노력을 했지만 몸값 2천5백만원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런가운데 때마침 보건증검사에서 주민등록증이 가짜임이 들통나면서 또다른 곳으로 팔려갈 것을 직감한 김양은 탈출을 결심했다

지난달 28일 새벽2시 감시의 눈길을 피해 가까운 ㅎ읍의 고모댁에 자신을 구해달라는 SOS 전화를 했다.

경찰의 도움으로 조카를 수렁에서 구해낸 그녀의 고모와 친척들은 "말로만 듣던 인신매매를 조카가 당하고 보니 몸서리가 쳐진다"며 "경찰이 조카의 행적을 모두 조사해 관련자 전원을 처벌해줄것"을 호소했다.

〈영천·金相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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