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화로 읽는 논리마당(16)

"신랑을 구합니다" 옛날 어떤 마을에 예쁜 외동딸을 둔 한 부자가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 딸은 시집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시집갈 생각은 전혀 하지않고 평생동안 아버지를 모시며 살아가겠다고 고집을 피웠습니다. 부자는 너무 걱정을 한 나머지 그만 병을 얻어 앓아 눕고 말았습니다. 그제서야 딸은 시집을가겠다고 하며 신랑감을 아버지께 구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기력을 되찾은 부자는 곳곳에 다니며 사윗감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녔습니다. 이 소문을들은 많은 총각들은 부자의 집에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부자는 총각들을 직접 만나 보고 합격과 불합격으로 나누었습니다. 드디어 최종 예선까지 통과한 세명만이 남게 되었습니다."누구든 먼저 자기 소개를 해 보시게"

부자는 점잖게 말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얼굴에 기름기가 번지르르하고 살이 찐 한 젊은이가 앞으로 나서서 자기 소개를 하였습니다.

"저는 한양에서 만석꾼인 김부자의 아들입니다. 따님을 저에게 주신다면 일생을 호의호식시켜 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한 선비가 앞으로 나오더니,

"저는 충주 고을에 사는 김진사의아들인데, 이번 과거에 분명 장원급제하여 따님에게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안겨 드리겠습니다"

하고 의기양양하게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총각이 나오더니 아무 말 없이 윗옷을 벗었습니다.

"야아, 훌륭한 몸이다"

구경꾼들과 부자는 모두 탄복하였습니다. 총각은 떡 벌어진 가슴과 근육으로 다져진 팔을 가지고있었습니다.

"저는 아랫마을에 사는 최칠복이라고 합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은 없으나,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몸으로 신부를 아끼고 평생동안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부자는 모두에게 말했습니다.

"돈이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고, 벼슬이란 시대가 바뀌면 내놓아야 하는 법이나,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신부를 평생동안 사랑하는 것은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니라"이렇게 하여 최칠복은 부자의 사위가 되어 아내를 아껴주고 사랑하며 재미있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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