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와대 여론조사 "고심

대선구도와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를 지켜보고 있는 청와대의 고뇌가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19일,김용태(金瑢泰)비서실장, 조홍래(趙洪來)정무수석으로부터 여론조사결과를 보고받았다. 김대통령은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후보의 지지율이 추석연휴 이후에도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에 말없이 듣고만 있었다고 전해졌다. 김대통령의 이같은묵묵부답 반응은 무겁게 가라앉은 청와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게다가 최근 독자출마를 선언, 신당창당 수순을 밟고 있는 이인제(李仁濟)씨를 김대통령이 막을수 있었음에도 내막적으로는 방임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여권 일각에서 보이고 있는 형편이어서 청와대 참모들은 이래저래 심사가 편하지 못한 모습이다. 김실장은 이날"김대통령도 이대표 지지율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총재직을 이양받는 30일 전당대회를 계기로 이대표의 지지율도 반등되지 않겠느냐"고 막연하게나마 낙관론을 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와는 10%% 가까이, 이인제씨와는 3~4%%의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당을 잘 추스르고 민심을 수습한다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수준으로 본다는 얘기다.

즉 지금까지의 후보지지도는 정책과 무관한 후보 개인의 인기나 다른 요인에 따라 나타난 것이고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김대중후보의 지지도는 성격상 고정표인 관계로 이제 더 이상 올라갈요인이 없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참모들의 이같은 기대성 시각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에 긴장, 부정적으로 보는 판단도 만만치 않다.

대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있는 시점이고 과거처럼 선거판도를 좌우할 만한 돌출변수도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인데다 그동안 지지도와는 별도로 당선가능성 면에서 1위를 차지해 온 이대표가 이번에 김대중총재에게 밀리기 시작했고, 추석을 계기로 지지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자중 이대표 지지자가 가장 많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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