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이 9·30전당대회를 앞두고 극심한 내분에 휩싸일 조짐이다.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주력군인 김윤환(金潤煥)고문계가 차기 당대표 인선문제를 놓고 반발하고 있으며 민주계인사들도 최근 이대표측의 일방적인 개헌논의와 낮은 지지율, 민주계소외등을 문제삼아 이대표에게 등을 돌릴 태세여서 이대표가 최대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10월 대위기설'이 막을 올리고 있는 듯한 인상마저 던져주고 있다.
○…여당 갈등의 심각성은 이대표의 경선승리에 결정적 공헌을 한 김윤환고문계가 당내분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점이다. 이대표가 이한동(李漢東)고문을 대표최고위원에, 그리고 김고문을 그 밑인최고위원에 임명하려는 데 대해 극도의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다. 김고문은 당초 이한동고문의 대표임명은 양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그러나 집단지도체제아래서 이대표밑에 있는 것은 수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고문은 22일 이대표와의 비밀조찬에서 이대표의 이해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어 기자들과 만나서도 지나가는 말로 "정 그렇다면 30일 대구 전당대회에 나갈 수없지 않느냐"고 자신의 심정의 일단을 드러냈다.
이날 허주(虛舟)계 오찬모임은 이대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이제 이대표를 도울 수 없다", "열심히 협력한 사람은 푸대접하고 등뒤에서 비난하는 사람을 우대하면 누가 일하겠느냐"는등 격한얘기들이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고문의 한 측근은 "현재 상황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이대표는 심각한 국면에 처할지도모른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고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정가는 이대표가 보수대연합 구도를 포기한 이상 김고문도 무작정 이대표를 밀어주기는 더욱 어렵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김고문의 핵심측근인 윤원중(尹源重)대표비서실장은 23일 "김고문이 잘 이해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민주계도 허주계 못지 않게 불만이 목에 차있는 편이다. 우선 경선이후 이대표측을 지지하고있던 중진들이 반발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당내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가를 단적으로드러내는 대목이다. 김덕룡(金德龍),신상우(辛相佑), 박관용(朴寬用), 김정수(金正秀)의원 등 민주계중진 4명은 22일 오후 여권 일각의 보수대연합 추진움직임을 단연 거부키로 하고 이를 거론한 이대표측근들에 대한 인책을 제기키로 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건의가 충분히 수용되지 않으면 당이중대한 고비를 맞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이들의 행보가 단순히 최근 이대표측의 보수대연합 논의에 대해 제동을 가하려는 측면도 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이대표에 대한 협조에서 발을 빼려는 의도도 다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민주계중진 4인은 현재 당대표 거명자를 고려할때 당지도부가 민정계 일색으로 채워질 경우 민주계는 입지가 극도로 축소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는 후문이다.
정가에서는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이 오는 30일 당총재직 이양전까지는 민주계가 조용히 해줄것을 지시한 바 있어 다음달초부터 민주계의 대반란이 개시될 것이란 소문이 정가에 파다하다.서석재(徐錫宰),서청원(徐淸源)의원 등은 이미 이대표로부터 마음이 떠나 있는 상태이다.
○…민정,민주계세력의 중진들이외에 신한국당 초선의원29명과 김덕룡의원계는 22일 이대표측이추진하려 했던 보수대연합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면서 당내분은 당전체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당내반발이 이처럼 거세지자 이대표는 부랴부랴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제고수를 선언하며 불길을 진화했다.
문제는 이번 개헌논의 과정에서 이대표의 정치력이 다시 시험대로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정강정책 개정과정에서 대통령중심제에서 대통령제로 문구만 수정키로 하고 역사 바로세우기를 삭제하지 않는 대신 대통합의 정치를 신설하는 선에서 체면을 유지했지만 이대표가 받은 상처는 역시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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