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업 인사팀장 박종규차장(42)은 최근 각 부서장들 얼굴대하기가 민망해 사무실밖 출입을 거의 하지않고 있다. 일손부족에 허덕이는 타부서 간부들이 '언제쯤 직원한명 보내줄거냐'는 물음을쏟아내는데 대해 번번이 '계획없다'는 말을 하기가 쑥스럽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벌써 2년째 신규공채를 중단했다.
포철도 사정은 마찬가지. 매년 3백~5백명의 신입사원을 뽑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졸공채계획이 없다. 김응규인력팀장(44)은 "석.박사급 연구인력과 전문기술인력을 중심으로 필수인원을수시채용한다는 계획뿐"이라고 말해 일반직 보강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차장 역시 "인원배정을은근히 바라는 팀장급들을 보면 괜히 죄지은 기분"이라고 했다.
아남환경 남차장, 세아제강 정차장, 동국제강 정과장 등 포항지역 재벌기업 인사담당자들의 답답한 심정은 강원산업 박차장이나 포철 김팀장과 다를바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포항공단내 재벌계열사 가운데 올해 하반기 대졸공채를 하는 업체는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반면 경영주의 해석은 다르다. 과거 신규채용이 대부분 거품이었음을 확인했다는 반응이다. 포스콘 차동해사장은 "2년째 채용을 중단해도 회사운영에 별 어려움이 없다. 적정배치와 합리적 관리를 통한 인력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함으로써 현재의 불황을 경쟁력향상의 좋은 계기로 삼을 수도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명퇴 회오리 이후 극도의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는 현직근로자들은 노동강도는 날로 높아가고 순환보직.전환배치 등 이동도 잦아 불만이 많지만 "찍힐'가능성이 높아 속앓이만 하고 있다.
〈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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