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생활중인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은 최근 여권 일각에서 지난 90년 자신이 주도했던 구 민정당-민주당-공화당간의 3당합당과 유사한 내각제를 매개로 한 보수대연합 논의가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고 그를 면회한 자민련 박철언(朴哲彦)의원이 23일 전했다.
TK출신으로 야권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며 TK세력의 세결집을 도모하고 있는 박의원은 22일 서울구치소에서 노씨를 면회한데 이어 내주초에는 안양교도소로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을 찾을예정.
약 1시간20분간의 면회에서 노씨는 현재의 정국상황에 대해 가능한한 말을 아꼈지만 정치판이 돌아가는 모습을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는듯 간간이 선문답식으로 시국에 관한 얘기도 나눴다고 박의원은 전했다.
노씨는 "경제도 어렵고 남북관계도 잘 안풀리고 정치에 대한 국민불신이 가중되고 있어 걱정"이라면서 "오히려 감옥에 있는 나는 자유는 없지만 마음은 바깥에 있는 사람들보다 편한 것같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
그는 또 "나라가 너무 힘든 길로 가고 있어 걱정이 태산"이라면서 "내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 부덕해서 모든 상황이 이렇게 된 것같다"고 독백처럼 되뇌기도 했다고 박의원은 전했다.노씨는 감옥에 들어온지 1년10개월이 흘러서인지 수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었으나, 지난 8·15광복절 무렵 정치권에서 흘러나온 사면설이 무산된데 대해 아쉬움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노씨는 요즈음 구치소에서 단전호흡과 맨손체조로 건강을 유지하고, 틈틈이 채소와 꽃을 가꾸면서 마음의 평정을 찾고 있다고 박의원은 전했다. 또 신문을 보면서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살피고,'로마인 이야기' 등 역사소설과 불교관계 서적을 탐독하고 있다는 것.
6공정권 초기 전두환전대통령을 백담사로 '유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전씨로부터 '손봐야할 사람'으로 지목받았던 박의원은 내주초에는 전씨도 면회할 예정이어서 그가 모종의 '결심'을앞두고 TK세력의 대부격인 두 전직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박의원은 그러나 "가끔 두 분을 면회했고 추석 때 찾아뵙지 못해 다녀온 것일뿐 별다른 정치적인 의미는 없다"면서 "굳이 의미를 찾자면 나라가 대단히 어렵고 대선이 가까웠는데도 국민들이 마땅히 선택할 정치세력이 없는 허탈한 심정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