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낮 12시30분 미국 백악관 루즈벨트룸.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오슬로 대인지뢰금지조약에 서명을 거부한 클린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었다.
"미 정부는 한반도를 대인지뢰금지조약의 예외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식량난해결이 급선무인 북한이 과연 남침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까"
"이 조약을 거부한 러시아, 중국, 이란, 이라크 등과 미국이 한배를 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아닙니까"
기자들의 예리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북한의 위협을저지하기 위해 한반도의 지뢰 제거는 유보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노련한 70여명의 출입기자들이 취재경쟁을 벌이는 '세계 뉴스의 보고' 백악관. 워싱턴 펜실베이니아가(街) 1600번지에 서있는 단아한 백색 건물 백악관은 밖에서 보면 그저 평온한 '대통령의 관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보이지 않는 내부에서는 한반도문제, 중동평화회담, 우주탐사 등 지구촌의 미래를 운명지을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쉴새없이 처리되고 있다. 특히 백악관 1층 서쪽편은 달걀모양을 하고있어서 오벌 오피스로 불리는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장 등 핵심 측근들의 사무실이 몰려있는 백악관의 심장부. 지난 93년초 클린턴 대통령이 막 백악관에 입성했을때 부인 힐러리여사는 이곳에서 양산되는 대형 뉴스들을 주무르기 위해 영부인 사무실을 클린턴 집무실 옆에 뒀다가 비난여론에 밀려 관례대로 1층 동쪽편으로 사무실을 옮기기도 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뉴스를 만들어내는 숨은 사령탑은 백악관 서쪽 구(舊) 종합청사와 신(新) 종합청사에 몰려있다. '대통령의 친위대'인 백악관 비서들이 바로 그들. 95년말 현재 2천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이 엄청난 인력들은 정치, 군사, 외교 등 각 분야에서 쉴새없이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며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보좌하고 있다. 트루먼 전 미 대통령이 '미국에서 가장 거대한 악마'라고 불렀을 정도로 이들은 대통령의 정책 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하루 6천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돼있는 백악관. 이곳은 단순한 미국 대통령의 관저가 아니라 미국 권력의 진원지이자 전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로 24시간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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