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중국 요녕성 남단 해안도시 대련(大連)에서 열린 제9회 대련국제복장절(大連國際服裝節)은 패션페스티벌이 한 도시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충분히 될 수 있으며, 전시민을 하나로 결속시키는 시민축제로 승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패션올림픽 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8년에 시작, 이번으로 아홉번째인 대련국제복장절은 대회 개최 초기의 부진을 씻고, 96년도에 9개국에서 97년도에는 19개국 참가라는 두배이상의 성과를 올렸고, 이 기간중 37개국 주중대사를포함한 수많은 인사들이 대련을 찾았다. 대련시정부 한국담당관 양춘산씨는 경제.무역관계 VIP들만해도 36개국 3백80명 이상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 들려줘 패션페스티벌을 계기로 한 투자 무역상담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대련시가 전력투구하고 있는 대련국제복장절은 이제 단순히 섬유.패션업계 관계자들의 안방잔치에서 벗어나 대련의 개혁 개방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행사는 6일 대련국제복장절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대련국제복장박람회, 대련세계명사초청패션세미나, 대련국제복장절가두행사, 대련배중국청년패션경진대회, 국제패션문화심포지엄, 프랑스 오트쿠튀르협회가 주관한 프랑스 디자이너 패션쇼, 일본의 첫 문화대사로 지명받은 디자이너 하나에모리 패션쇼, 중국 섬유수출상담회 등으로 16일까지 10여일 이상 다채롭고 풍성하게 펼쳐졌다.6일 오후 6시부터 대련시정부가 주관하고 대련시문화국이 주관, 인민스타디움에서 내일은 더 아름다우리라 (明天更美好)를 주제로 열린 개막식행사에는 갈리 전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유명인사등 6만5천여명이 운집, 마치 패션올림픽처럼 성대하게 치러졌다.
중국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고, 세계의 내일은 더 좋고, 대련의 내일은 더 좋으리라 는 보시라이(薄熙來) 시장의 짤막한 개막인사가 영어 일본어 한국어 등 4개 국어로 통역됐고, 갈리 전 유엔사무총장은 대련국제복장절이 개혁과 개방을 이끄는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축하했다.개막식은 중국내 56개 소수민족들의 단합과 평화로운 미래를 상징하는 매스게임과 카 퍼레이드가곁들여진 제1부 차이나의 봄 , 패션도시 축구도시로 장밋빛 미래를 현실화시켜가고 있는 대련의앞날을 그린 제2부 희망의 별 , 제3부 라이브공연 등으로 화려하게 수놓아졌다.아직까지 시의 행사라면 무조건 무료인 우리네 현실과는 다르게 중국 대련복장절 개막식 입장권은 모두 유료로 여기서 대회경비의 일부를 충당하는게 특징이다. 개막식 입장권은 1천2백원(元.한국돈 12만원선). 본부석 인근은 이보다 2배이상 올라간다. 보통 교수 월급이 6백~7백원이니 두달치를 고스란히 모아야하지만 대련시민들의 복장절 개막식 참여열기는 뜨겁고, 오프닝 행사가 진행된 인민스타디움 인근에는 암표상들이 넘쳐났다.
복장절에 가면 뭔가 앞선것을 볼 수 있다 는 대련시민들의 말에는 변화를 위해 선진문화를 받아들이려는 중국인의 꿈틀거리는 열기가 담겨있다.
옷 잘입기로 유명한 대련사람들의 패션마인드를 도시발전과 결부시켜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대련경공업대학 소정양총장은 대련시의 패션마인드는 대련국제복장절 뿐만 아니라 건축물, 조경, 도시환경에도 적용된다고 전한다. 따라서 모든 공장은 공항 인근 개발구로 빼내고, 도심은 녹색으로 가꾸며, 첨단 패션행사를 시민들의 문화축제로 정착시켜 외국인의 투자를 끌어들이고, 국제적인 관광행사로 승화시키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날 오전 대형 전시관으로 단장한 싱하이(星海)전시관에서 오픈, 10일까지 계속된 대련국제복장박람회에는 국내외 4백여개 업체가 부스를 마련, 자국의 상품을 전시.판매하기에 바빴다.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대련=패션 이라는 등식을 끌어내는데 성공한 대련시는 시정부에서 유명인사초청과 홍보는 책임을 지되, 장소 대여료 등을 확실히 챙겨 실리에 강한 중국인들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실제로 대련시는 싱하이전시관에 부스를 설치하는 업체에게 1㎡당 2백20달러라는 비싼 임대료를받고 대여, 이 전시관 건립비용을 커버하는 전략을 정착시켰다. 시민들도 반드시 입장료를 물고들어온다. 박람회가 열리는 싱하이전시관 입장료는 현지돈으로 50원으로 유명 영화관의 관람료20원 내외보다 2배이상 비싸다. 그래도 첨단패션의 현장을 보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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