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홀로 집에 아이들 방치

"가출·탈선 충동 빠진다"

핵가족화, 맞벌이 부부 증가로 혼자서 집을 지키는 아이들 상당수가 부모의 무관심으로 가출 등탈선 충동을 느끼거나 쉽게 범죄에 빠져들어 새로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매일신문사 취재진이 23일 대구시내 4개 초교의 3~6년생 7백명을 대상으로 방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26%%인 1백81명이 주간 6일중 (일요일 제외) 4~5일을 부모없이 혼자 지내는 것으로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무관심 등으로 "가출충동을 느낀 경험이 있다"는 아이가 10명중 2명(응답자 1백27명)이나돼 충격적이었다.

이들이 가출충동을 느끼거나 고민에 빠졌을때도 부모나 친구(21%%), 선생님(10명)과 의논하기보다 대부분이 "혼자 해결(69%%)한다"고 응답,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비행을 저지를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낮시간에 아이들끼리 생활하는 가정이 늘면서 이를 노리는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지난달 30일 오후2시쯤 대구시 달성군 ㅌ아파트에 20대 남자가 침입, 집에 있던 이모양(11·초교5년) 자매의 손발을 묶고 4시간 가량 머물다 금반지 등을 털어 달아났다. 또 지난 12일에는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ㄴ아파트 앞 길에서 10대 2명이 집 열쇠를 들고 있는 윤모군(8·초교1년)을 꾀어 집에 함께 들어가 흉기로 윤군을 위협, 현금 2만여원을 뺏어 달아나기도 했다.대구초교 5학년 김모군(10)은 "흉악한 사건이 자꾸만 일어나니까 혼자 집을 볼 때 누가 찾아오면아예 대꾸를 안한다"며 "어머니께서 누구도 믿지말라고 말씀하셨기때문에 어른들은 누구든 경계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년가장 김진윤군(16)도 어머니가 부도로 잠적해 사채업자 협박의 표적이 된 사례였다.

대구초교 황관석교장은 "부모가 집을 많이 비우는 가정일수록 '아이들의 변화'에 더 큰 관심을쏟아야 탈선을 막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崔在王·全桂完·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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