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바람'이 심상치 않다. 댄스와 힙합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각종 가요차트에 록발라드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은 현재 당당히 1위 후보에 올라있다. 지난 5월에 발매된 앨범의 판매고는 벌써 10만장을 향해 순항중이다. 그만큼 우리 가요계가 '가창력'에 목말라 있다는 증거.
김경호(25)가 '혜성처럼 등장'한 것은 아니다. 94년 발매됐던 1집 '마지막 기도'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소속사의 부도 등 불운이 겹쳐 변변히 홍보 한 번 못해보고 잊혀졌다. 그는 91년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받으면서 음악의 길에 처음 들어섰다. '김경호'란 이름을 알리기까지 6년이 걸린 셈.
4옥타브를 오르내리는 깔끔한 고음처리,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음색, 그를 돋보이게 하는 장점이다. 얼핏 '스콜피온즈'나 '스트라이퍼'를 떠올리게도 한다. 음반을 내놓고도 제대로 방송 한 번 못타봤지만 다른 가수들의 콘서트마다 오프닝 무대에서 발휘한 실력이 '입소문'을 만들었고 결국오늘의 그를 있게 했다.
김경호가 '진정한 록커'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힘이 느껴지는 고음'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음색이 풍부하지 못한 중저음은 노래를 단조롭게 만드는 약점이다. 록과가요의 중간 정도되는 절충 음악을 하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2집 앨범에는 '때늦은 후회'같은 펑키 사운드, 블루스적인 '마지막 기도' 그리고 록 발라드가 대부분.
그동안 한 번도 밴드를 결성해 활동한 적이 없다는 것이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찾지 못하게 하는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도 임시 프로젝트 그룹과 함께 공연을 하고 있는 상태.그러나 김경호의 등장은 올해 우리나라 가요계의 큰 수확임에 틀림없다. 춤 안 추고, 변변한 메니지먼트 없이도 인기를 얻은 특이한 가수. 팬들은 벌써부터 3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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