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와 영남대 초청으로 내구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에사키 레오나(江崎 玲於奈) 일본 쯔쿠바(筑波)대 총장이 27일 오전9시부터 두시간동안 대구파크호텔에서 본사 박진용사회과학부장과 '21세기 대학교육의 방향과 전망'을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
지난 73년 물리학의 터널효과를 입증하는 '역방향 다이오드' '에사키 다이오드'를 발명,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에사키박사는 이날 대담에서 21세기 원동력은 개인 창조력의 개발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은 에사키박사와의 대담요지.
-21세기 대학교육의 방향을 진단하기 앞서 21세기가 어떤 시대이며 어떤 모습을 가지게 될 것인지를 짚어주셨으면 합니다. 특히 지식·정보화 시대의 진전방향과 과학기술의 발전이 미칠 영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21세기는 지구촌시대가 급진전될 것입니다. E-mail의 활성화나 인터넷보급등은 지구상의 여러사람들에게 있어 시간과 거리의 벽을 없애 버릴 것입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구촌시대가 열리고 국가간 경계가 허물어질 것입니다. 1백년전 전기가 발견됐고 50년전 반도체가 발견됐습니다. 지금은 전자공학(electronics)이 매우 중요시됩니다. 컴퓨터 혁명과 멀티미디어시대가 진전되고 누구나 정보화 없이는 살수 없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21세기 필요한 인재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고 그런 인재를 키우는 양성론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사회전체의 새세대 양성론 측면에서 언급해 주셨으면 합니다.
▲공공교육은 사회진보와 경제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개별교육은 개개 학생들의 타고난 재능을 집중시킴으로써 독창성(uniqueness)을 갖도록 하는 기능을 합니다.
21세기는 국력과 기업가적 능력등이 중시되는 그룹동기사회(group oriented society)에서 세계공동체사회, 지구촌시대를 촉진하는 개인동기사회(individual oriented society)로 이전될 것입니다.과거 그룹 동기에 의해 사회가 발전해 왔다면 21세기는 개인동기에 의해 발전합니다. 21세기는개인영역이 중시되는 사회입니다.
이중에서 특히 강조되어야 할 부분은 개개인의 재능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슬이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 개개인의 재능은 지속적인 노력이 더해지거나 곱해져야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연장이 아닙니다.
-한일 양국은 같은 문화적 전통위에서 비슷한 교육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입시지옥, 대학의수직적 서열화등 문제점까지 같이하고 있습니다. 미래 교육을 위해 개선해야할 교육정책상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현재의 교육제도는 개인의 재능을 무시하고 지식위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입시는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들의 지성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수 있습니다. 하나는 판단력(judicial mind)이고 다른 하나는 창조력(creative mind)입니다. 전자는 사물을 해석, 이해, 선택하고 공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고 후자는 풍부한 상상력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능력입니다. 이 창조력이야말로 개혁, 진보의 원동력이 되어 인류문명을 발전시켜 온 것입니다.
물론 이 두가지는 상호작용하여 힘을 발휘하는 것이지만 현재의 교육은 반드시 창조력을 기른다고는 할수 없습니다.
-대학구성원 특히 교수사회의 대응자세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물'을 키우기 위한 노력에 대해듣고 싶습니다. 특히 대학이 21세기 학문탐구의 장으로 남아야 하는지 사회변화에 따라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대학은 학문을 하는 곳이지만 사회기능에도 공헌해 왔습니다. 1900년대 주요 30개 직업중95년 현재 8개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회변화가 많았던 셈입니다. 대학도 사회변화를 수용해야 합니다. 대학의 기능은 첫번째가 교육이고 다음은 연구, 세번째는 사회에 대한 서비스입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중 85%%는 학교에서 나왔고 15%%는 산업체에서 나왔습니다. 대학은 기초연구와 응용력을 갖춘 중간적 인재양성이 필요합니다.
-총장께서 맡고 있는 쯔쿠바대는 도식화된 일본 대학 교육을 타파하고 실험대학의 성격으로 탄생된 학교로 들었습니다. 쯔쿠바 대학의 설립(1973년) 배경등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쯔쿠바대는 설립된지 25년 가량 지나 이미 실험대학은 아닙니다. 모든 교수들이 연구소에 소속돼 있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교육과 연구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중앙집중화된 체계로 백화점식 조직을 갖추고 있습니다. 1~2명의 부총장을 두고 있는 다른 일본 대학과는 달리 연구, 교육, 총무, 학생생활, 개선등 5개 부문에서 부총장을 두고 있는 것도 다릅니다.
-쯔쿠바대의 학생 선호도랄까, 현 위상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쯔쿠바시는 한국의 대덕연구단지와 비견되는 곳입니다. 이 도시안에는 1만3천여명의 과학자가있습니다. 쯔쿠바대는 이가운데 핵심입니다.
시설이 좋고 2백50ha정도의 부지면적을 가져 동경, 경도, 대판, 동경공업대등과 같이 동아시아 연구대학연합에 속해 있습니다. 일본내에서는 4위권입니다.
-48세때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지만 연구자체는 34세때의 것으로 들었습니다. 노벨상 수상연구의 배경과 의의를 듣고 싶습니다.
▲47년 트랜지스터 반도체가 발견되고 50년대초 나의 연구는 게르마늄-실리콘 반도체쪽으로 옮겨갔습니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전자는 어떤 조건에서 얇은 에너지장벽을 투과할수 있습니다. 소위터널효과인데 당시 이를 관측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나는장벽이 지극히 얇은 p.n접합을 만들고 터널효과가 결정적으로 나타나는 '역방향 다이오드' 나아가'에사키 다이오드'를 만들었습니다.
-노벨상을 받기위해 지켜야할 금기사항 5개조를 주장하신 것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학생들을 위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노벨상을 타기위해 혹은 창조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하지않아야할 5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첫째는 지금까지 이뤄져 있는 것에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권위가 있다고 인정받는 것에 빠져들어서는 안되고 세번째는 무용한 것을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네번째는 스스로의 입장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을 피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자신의 입장을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섯째는 감성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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