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이회창 대표의 행차

신한국당전당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29일 대구를 찾은 이회창(李會昌)대표는 도착직후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이대표 일행이 이날 오후 6시50분 대구시 동구 지저동 대구공항을 출발, 7시 10분쯤 대구경북협의회만찬이 열리는 남구 대명동 프린스호텔에 도착하는 과정이 문제였다. 차가 붐비는 퇴근시간에 그 거리를 20분만에 주파했다면 말썽의 소지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견한 터였다.이대표일행이 나누어 탄 버스, 승용차 10여대는 경찰의 교통통제속에 행사장으로 내달렸지만 시민들은 큰 불편에 시달렸다. 경찰이 이대표일행의 행차(?)를 돕기 위해 1, 2차선을 막고 신호조작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공항-대동로-범어네거리-대봉교-명덕네거리를 거쳐 프린스호텔로 향하는 동안 일대 교통은 엉망이 됐다. 퇴근길 차량들은 무슨 일이 일어난지도 모르고 네거리마다 1백m이상 줄을 지은채 이대표의 통과를 기다려야 했다. 신한국당 당직자들조차 "행사시간을 일찍 잡거나 이대표가좀더 일찍 내려왔어야 했다"고 했을 정도다.

지난 27일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가 대구방문을 했을 때와 비교해 너무 대조적이었다. 국민회의는 야당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경찰의 신호조작에 대해 시민불편을 의식, '막히는 곳은피해달라'고 요청했을 정도이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김대중총재 대구방문때 경찰이 아무런 배려도 하지 않아 대구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됐을 정도였다.

여기에서 단순하게 교통체증문제를 따지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신한국당이 대구에서 전당대회를열었다고는 하나 지역이나 시민생활에 대한 배려는 없고 장소만 빌리겠다는 마음자세를 탓하려는것이다.

신한국당이 지역정서를 붙잡으려고 한다면 좀더 세심한 마음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朴炳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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