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단순노무직도 일자리 구하기 어려운 요즘 장애인들에게 일자리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신체적 결함이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편견이 여전하기 때문.
30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장애인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불편한다리, 쓸 수 없는 팔을 가진 지체장애인부터 정신지체, 농아까지 2백90여명이 면접을 봤다. 고교졸업을 앞둔 영화학교 3학년 18명도 이곳을 찾았다.
목공 기술을 가진 영화학교 광민이(19)는 섬유제조 회사 취업을 원했으나 농아를 뽑지 않는다는회사 사장의 말 때문에 우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은 고작 6명.이들도 현장 수습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취업할 수 있다. 다행히 늦깎이 고교생 창수씨(23)는 금성염직에서 '좋다'는 사인을 보내 함박웃음을 머금었다. 60만원 정도면 괜찮겠다던 월급도 잔업까지 하면 8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데 크게 고무됐다.
이미 고등학교를 마친 사람들은 사정이 더 나쁘다. 뇌성마비 진명호씨(23)는 20군데 회사를 다니면서 취업을 희망했지만 오라는 곳을 찾지 못했다. 이날 역시 진씨는 허탕을 치고 말았다. 다리에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보다 직장 구하기가 더욱 힘든 게 손장애다. 김대연씨(20)도 정씨와 같은경우. 상고를 졸업한 지 1년이 됐으나 아직까지 놀고 있다. 왼손 재주가 남달라 자동차 정비를 배우고 싶었으나 종업원으로 써 주는 곳이 없어 기술도 배우지 못하는 상태다.
김씨는 이날 박람회에 참여한 전미진씨(40·여·세무사)가 사무실 전산직원을 구한다는 데 발탁돼 자그만 희망을 갖게 됐다. 6명의 직원을 거느린 전씨는 이날 장애인 2명 정도를 쓰려다가 워낙 사정이 딱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3명으로 늘릴까 고민하고 있다.
5시로 예정됐던 행사 마감시간이 오후 3시30분을 지나면서 파장으로 치달았다. 여전히 취업을 원하는 수십명의 장애인들이 자리를 지켰지만 인원을 채운 업체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정리했다. 이날 50명 정도가 취업하면 대성공일 것이라는 게 주최측의 설명.
"청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들은 그래도 나은 편이지요. 시각장애인이나 중증 장애인들은 면접조차 볼 수 없습니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 한 관계자는 장애인 취업의 현주소를 이렇게 설명했다.〈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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