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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지난해 12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히로시마(廣島)의 산업장려관, 속칭 '원폭돔'을 둘러싸고미국과 일본이 심한 마찰을 빚었다. 일본정부는 원폭투하로 철과 골조만 남은 '원폭돔'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면서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위해 인류공동의 재산으로 보호해야 한다'고했으나 미국은 '일본정부가 패전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선택적으로 다루려한다'며 이를 반대했다. 그러나 12월5일 멕시코 메리다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회의에서는 자연과 인류의 발전을 상징하는 유산도 중요하지만 인류의 과오를 보여주는 '부(負)의 유산'도 보존할 가치가 있다면서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이로써 인류의 과오를 보여주는 유산으로는 아우슈비치수용소와 바르샤바 역사지구등 3건이 됐다. 세계유산은 지난7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조약에 근거하여 세계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유산을 지정하는데 '세계문화유산' '세계자연유산' '세계기록유산'등 3대사업으로 나눠 실시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95년 독일베를린에서 열린 제1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경주 불국사·해인사 팔만대장경 및 판고·서울 종묘가 한국최초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이의 보호를 위해 유네스코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올해 처음 열린 유네스코 기록유산위원회에서 세계최초로 훈민정음(1책)과 조선왕조실록(2천77책)이 기록문화유산으로지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세계가 이들 기록문서들을 문화적 사회적 미적 가치와 희귀성을 인정한 것이다. 황폐화하고 멸실되어 가는 찬란한 문화유산·기록유산지정과 함께 자연유산에 대해서도 곁들여 세계유산으로 지정받게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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