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전면허 무더기 취소처분 철회 배경

경찰청이 지난8월 무더기 운전면허취소처분을 내렸다가 2개월여 만에 취소처분을 철회하는 조치를 내림으로써 집단 행정소송 제기 등 반발 움직임을 보여 왔던 취소처분 당사자들이 대부분 구제되게 됐다.

경찰은 면허취득 과정에 학원 수강생 본인이 학과시간을 허위 조작해 달라고 요구하거나 금품제공 등 적극적인 부정행위에 개입한 사실이 입증되면 면허취소처분이 유효하다고 밝혔다.그러나 수강생 본인이 출석사항 허위조작에 적극 개입여부를 입증키 어려운 경우에는 면허취소처분을 철회토록 각 지방경찰청에 지시했다. 본인의 적극개입여부 등은 수사를 통해 드러나겠지만입증이 어려워 사실상 대부분의 해당자들이 구제될 전망이다.

경북의 22개소 등 해당 운전학원 1백69개소는 위반정도에 따라 영업정지 및 검정정지 등 행정처분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경찰의 취소처분 철회 조치는 전국적으로 3만2천여명에 달하는 피해 당사자들의 집단행정소송 움직임 등 조직적인 반발과 규정된 시간 중 일부를 이수하지 않았을 뿐 기능검정 시험에는 정상적으로 응시,취득한 운전면허를 현 시점에서 취소하는 것은 '이익 교량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등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라는 여론의 비난때문이다.

경찰은 또 만일 3만2천여명의 취소시 해당자들은 엄청난 심적 물적 타격뿐만 아니라 2년동안 면허시험을 치를 수 없게되는 등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측면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게다가 연말 대선을 앞두고 경찰의 면허취소처분 행정행위가 반여(反與)분위기로 이어질 경우 지게될 부담도 간과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여러가지 요인이 겹쳐 경찰은 유례없이 단시일(불과 2개월)만에 자신의 행정행위를 철회하는 기민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번의 운전면허 취소처분 철회조치로 행정의 공신력 실추라는 비난은 면키 어렵게 됐다.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극단적인 사태는 모면했지만 도로교통법 시행령의 졸속시행 등으로 행정 불신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洪錫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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