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염병 예방접종이 개인별 신체상태에 대한 전문적 진단도 없이 획일적으로 실시되는가 하면 접종시기도 편의대로 정해져 의료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여기다가 상당수의 학교가 교의(校醫)나 양호교사를 통해 단체예방접종을 해야하는 규정을 무시한 채 보건소에 위탁해 예방접종을 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
대구시 달서구 보건소는 지난 3월17일부터 13일동안 무려 4만9천여명의 초등학생들에게 일본뇌염예방접종을 실시, 하루 평균 4천여명에게 예방접종을 했다. 게다가 이 보건소는 3월과 4월 두달동안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해 예방접종 시기가 너무 일렀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대한소아과학회 대구경북지부 김준식총무(동산의료원 소아과)는 "일본뇌염의 경우 주로 8,9월에발생하기 때문에 적절한 항체형성을 위해서는 5,6월에 예방접종을 해야한다"며 "학술적으로 이미검증된 사실까지 어겨가면서 단체예방접종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김총무는 또 "몸상태가좋지 않은 경우 주사를 맞아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다"며 "학생, 또는 학부모가 자의적으로 자신의몸상태를 파악해 함부로 예방접종을 받으면 자칫 심각한 의료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을철을 맞아 '풍진'예방접종을 하고 있는 달서구보건소는 지난달 29일에도 ㄱ여고 6백여명의학생들에게 예방주사를 놓았다.
대구시 중구보건소도 올초부터 이달말까지 초, 중, 고교 학생 7천여명을 대상으로 일본뇌염, BCG,풍진예방접종을 했다. 중구보건소의 경우 수백명의 학생들에게 예방접종을 하면서 의사와 간호사각각 1명씩만 나가는 경우도 있어 부실접종의 우려가 크다.
ㄱ초교 권모교사(47)는 "95년 보건소에서 나와 예방접종을 하다 한 학생에게 같은 주사를 두번놓은 적이 있었다"며 "성의있는 접종이 아닌 것 같아 지난해부터는 개인적으로 예방주사를 맞도록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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