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지하철탈선 전모 공개해야

영업시운행중의 대구지하철1호선 전동차 탈선사고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우선 가장 시민들이 불안하게 느끼는 대목은 과연 대구지하철을 앞으로 맘놓고 탈수 있느냐는 원천적인 의구심이다.

여기에는 시공당시 숱한 인명피해와 전국민들의 가스공포를 불러일으켰던 상인동 도시가스 대폭발참사가 있었기에 지하철에 대한 안전엔 늘 찜찜하게 여겨온 터였기 때문에 더욱 불안이 중첩되고 있다. 이번사고는 지하철공사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그 실체를 정확하게 알수는 없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중앙로역에서 전동차를 돌리기 위해 차선변경도중 속도와 방향을 알리는 계기판이 원인모르게 꺼지는 바람에 급제동하면서 전동차가 탈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고에서 우리가 의문을 제기하는 핵심사안은 계기판이 갑자기 꺼진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이고 앞으로도 유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느냐는 것이다.

지하철1호선은 중앙통제실에서 전자동제어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최첨단시스템으로 잦은 사고를 일으키는 서울시스템과는 다른 것으로 알고있다. 결국 이 시스템도 이렇게 중대한 하자가 있을 수 있다는데 불안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더 근원적인 문제는 이같은 신호이상에 의한 계기판고장의 원인규명을 할 수있는 기술을 우리가 갖고 있는지 여부에 있다. 만약 이같은 사고에 일일이 외국업체의 기술에만 의존해야되는 수준이라면 앞으로 또 어떤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한 대처능력에도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이번사고가 지난 3월부터 6개월간에 걸친 시운전과정을 통해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 9월18일부터 2개월일정으로 '실제운행'과 똑같은 영업시운행에 들어간지 채 한달도 안된 상황에서 일어난것이라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종점에서 승객을 내리고 회차도중 사고가 났기 망정이지 시속 80㎞이상속도의 운행중에 일어났다면 또한번의 대형사고를 당할뻔했다는 이치가 아닌가.정말 어찔하다. 11월말 개통목표라는 일정에 맞추다보니 무리할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라면 '안전'보다는 '일정'에 초점을 뒀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건 이만저만한 역순(逆順)일뿐아니라 이런 계획을 세웠거나 지시한 쪽에 중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번사고는 전동차를 풀가동하다보니 일어난 사고였기에 개통후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선철저한 시운행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덧붙여 지적할건 사고가 났으면 최고책임자가 재빨리 전모를 파악해 그 실상을 공개하고 대책을 발표하는게 순리다. 이걸 간과하고 은폐에만 급급했다는건 '밀실행정'의 악습을 아직 버리지 못한 구태를 보는것 같아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 이문제를 미봉책으로 숨기고 지나갈 일인가. 투명행정으로의 대전환을 촉구하며 이번사고의 원인.대책등을 밝혀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불안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