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J·문시장 회동

"화기애애한 분위기…갖가지 억측"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와 문희갑(文熹甲)대구시장. 얼핏 어울리지 않을듯 한 두 사람의 관계여부가 시중의 화제다.

문시장은 6일 시청에서 대구를 방문한 김총재와 만났다. 이때 문시장의 자세가 평소와는 크게 달랐다는게 중론. 평소 문시장은 정치인과 만날때면 가급적 묵묵부답한 자세로 일관해왔다.이날 문시장은 시종 예의를 다했고 진지했다. 대구경제현안을 김총재에게 상세하게 브리핑했고영종도공항, 벤츠자동차유치등 국내 경제전반에 걸쳐 자신의 식견을 뽐내듯 설명했다. 김총재도문시장을 "탁월한 경제전문가"라고 치켜세우면서 "다음 정부는 문시장의 설계도를 집행만 하면될 것"이라고 의미있는 화답을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당초 1시간의 방문시간이 1시간 20여분으로 늘어났다.

문시장이 지난달 30일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총재를 시청에서 만났을때와는 너무 대조적이었다.그는 이총재에게 지역경제현안을 설명하며 '도와달라'고 얘기는 했으나 사무적인 태도였다. 회동시간은 20분에 불과했고 대화의 열기도 느낄수 없었다.

왜 문시장이 두 명의 대선후보에게 상반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일까.

문시장이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더 높은 쪽에 호의를 보이는게 당연하겠지만 자신의 향후 거취와깊은 관계가 있다는게 정치권의 평가. 김총재가 자신의 핵심참모인 모교수를 보내 문시장의 의중을 타진해왔고 서로 깊은 얘기가 오고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회의가 문시장에게 차기정권의 '경제총수'라는 구체적인 제의까지 했다는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회의로선 대구경북이 대선의 승부처라면 문시장같은 상징적인 인물을 영입, 단기간에 최대의 효과를 내는 전략인 셈이다. 이에 대해 문시장은 국민회의에 확답을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시장은 지금 차기정권의 경제총수와 차기 대구시장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朴炳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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