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을여행-자전거여행

상쾌한 가을바람이 가슴속까지 씻어준다. 코스모스 사열을 받으며 떠나는 꽃길. 갈대가 서걱거리는 못길. 황금물결 출렁이며 툭 트인 벌판길. 은륜에 몸을 실으면 언제나 자유인.유현주씨(48.동구 효목동)는 4일 오전에도 경산 용성의 코스모스길로 페달을 밟았다. 벌써 1백번도 더 떠난 자전거 여행이지만 마음은 언제나 소녀적 첫 여행처럼 설렌다. 작년까지만 해도 군인인 남편(김용식씨.56), 아들(명재.29)과 함께 온 가족이 자전거 여행을 다녔다.숲에서, 계곡에서 집없는 가족 처럼 자고, 달리기를 되풀이했다. 올초에 아들이 미국 맨해튼으로유학을 가는 바람에 혼자서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날이 더 많아졌다. 아들도 자전거를 타면서 참을성이 많아지고, 닫힌 공간에서 웅크리며 크는 아이들과는 달리 성격이 밝아서 자전거 아줌마로서의 선택에 스스로 만족한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마음이 건강해집니다.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기때문에 심폐기능이 강화되고, 건강에는 말할 필요도 없어져요

그 전전날도 주부들모임인 대구은빛사이클회(743-9816) 정명숙, 우기조, 남영아, 고향아, 김옥주,최정숙회원과 함께 청송 꼭두방재로 자전거여행을 다녀왔다.

차에다 자전거를 싣고, 청송지소앞에 내려서, 개울가에서 준비해간 도시락을 먹고 휴게소까지 왕복 40㎞를 내달렸다. 가슴이 확 씻기며,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 회원들은 그저 야~ 좋다! 를반복했다. 얼마전에는 대구공항에서 경주로 가는 리무진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가을 경주를 가득담아왔다. 벚꽃이 핀 봄의 보문호숫가도 좋지만 첫 단풍이 드는 가을의 보문호는 더 좋다.자전거 여행은 4계절 다 좋지만 가을이 제일 좋습니다. 그렇게 풍성하고 아름다워요 여고 2학년때부터 골목 자전거를 타던 유씨는 결혼하고, 자녀를 키우면서 살림에 전념하다가 30대 중반에다시 페달을 밟았다. 자동차로는 못가는 곳도 있고, 밀리기도 하지만 자전거로는 못가는데가 없다.

집에서 약간 안좋은 일이 있어도 씽씽 달리면 바람과 함께 날아가요. 몇바퀴 구르고 나면 생각할여력도 없어지거든요

아직 시내에서 외곽지로 연결되는 전용 자전거도로가 없어서 아쉽다는 그는 가을이 무르익을 때쯤이면 자전거여행을 즐기는 주부들로 우리 산하가 더 싱그러워지기를 기대한다.〈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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