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구정광다라니경 1천2백년 보존 비결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국보 제126호)이 1천2백년이나 온존하게된 비결은 지질(紙質)의 밀도가 매우 높고 모르핀, 니코틴 등의 알칼로이드 성분을 이용해 세균과벌레를 막았던 최고급지였기 때문인 것으로 판명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정양모)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 사용된 종이의 지질을 파악하기 위해 일본전문기술진과 첨단장비를 사용, 정밀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닥나무 껍질의 섬유질로 만든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종이는 섬유소가 나선형으로 치밀하게 엉겨 있어 밀도가 8세기의 일본 종이에 비해 2배나 되는 것으로 측정됐다.또 이 종이는 나무 망치 등으로 두들겨 밀도를 높이는 도침(搗砧)과 묵주 등을 굴려 두께를 고르고 광택이 나도록 하는 마연(磨硏) 등의 단계를 거친 뒤 황벽나무열매에서 채취한 황색 색소를바른 착색지인 것으로 밝혀졌다.

황벽나무 열매에는 모르핀, 니코틴 성분의 알칼로이드가 함유돼 있는데, 이 성분은 벌레나 세균을막고 먹의 번짐을 차단하는 한편 향내를 풍김으로써 종이의 품질을 극대화한다는 것.박물관측은 "대부분의 종이가 1백년도 안돼 부식되는데, 이 종이는 지금까지무려 1천2백년을 견딜 만큼 완벽하게 만들어졌다"면서 "이같은 종이는 중국의 당은 물론 송, 명, 청, 그리고 일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고급지"라고 말했다.

한편 박물관측은 지난 89년 일본 교토박물관내의 종이류 보존처리기관인 '오카복코도'(岡墨光堂)의 기술진과 공동으로 광학현미경 등 첨단기기를 이용해 분석, 이같은 사실을 파악했으며 최근중국측이 이 다라니경을 자국의 인쇄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 이 분석결과를 국내학자들과 시민들이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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