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하늘길 다음엔 마음길을

북한의 하늘에도 드디어 개방의 새바람을 맞아 내년 4월엔 항로가 열리게 된다. 여태까지 닫혀있었던 평양비행정보구역(FIR)이 열리게 되면 외국의 민항기들이 자유자재로 북녘하늘을 통과할 수있게 돼 유류및 시간절약이란 이중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남북한 당국자들은 8일 태국 방콕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아시아 태평양사무소에서 열린 항공회담에서 대구관제소와 평양관제소간 직통전화 구성방식에 합의하는 관제협정에 가서명함으로써국제적 숙원을 해결했다. 북한측은 그동안 남북한 항공관제소간 통신방식을 인공위성을 이용한간접통신방식을 고집해오다 우리가 제안한 직접통신방식을 받아들여 쉽게 합의점에 이르렀다.이로써 남북한간 관제협정은 내년 2월28일 발효되며 통신망 시험가동 및 관제소간 관제방식이 협의되면 8주간 세계 각국에 공고한 후 4월 하순께부터 북한 비행정보구역은 완전히 개방된다.북한은 지난 94년 12월 국제민간항공기구 창설 50주년 기념 국제회의에서 처음으로 영공개방을선언했다. 그후 95년 2월 세계에서 1백번째로 국제항공업무 통과협정에 가입했으며 96년 6월에는국제항공운송협회(IATA)회원국이 되는등 북한하늘을 열기위한 기초작업은 충실히 해온 터였다.그후 IATA도 96년말부터 북한의 영공이 개방될것이라 발표했으나 남북한 양측의 통신망 구성등에 이견을 보여 약간의 시간을 끌었지만 이날 무사히 가서명을 마쳤다.

이번 합의는 여러가지 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에서 앵커리지는 20분, LA 23분, 뉴욕 34분, 블라디보스토크 47분이란 수치에서 보듯 탑승객들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리고 항공업계는 비행시간 단축에 따른 연료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북한측은 영공개방에 따른관제수수료를 연간 수백만달러 이상 챙길 수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돌한개로 여러마리의 새를 잡는 결과이다.

이외에도 눈에 보이진 않지만 북한의 영공개방은 정치적 효과를 무시하지 못한다. 10일 노동당총비서로 승격하는 김정일의 개혁 개방 의지에 영공개방이 한몫을 하게 될것이며 이로써 국제사회에 각인되어 있는 북한의 나쁜 이미지도 어느 정도 씻어낼 수 있을것 같다.

북한은 경수로 건설을 위해 신포의 금호지구를 개방했으며 건설자재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속초~나진·선봉~훈춘을 연결하는 뱃길도 열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제 북한은 하늘길까지 열었으니 마지막 남은 것은 가슴을 열고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일밖에 남아있지 않다. 중단됐던 남북대화도하루빨리 재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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