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10회 매일여성백일장 최우수작(4)

"운문부문-세월" 깊은 가을 잉태하던 햇살이

바람 들쳐 업고 산책하는 한낮

한 걸망 짊어진 삶의 무게를

잠시 부려놓고

느슨해진 마음의 줄을 잡아 채어본다.

설레임 한 자락만으로도

콧노래 절로 울을 넘던

사춘기 소녀,

이제는

숨결 서로 부딪히는 삶 속에서

서걱이는 억새되어 살아가는 안타까움.

뒤돌아보면

내 그림자마저 낯설다.

헛기침 두어 번으로 마른 가슴 달래자니

바람도 옷자락에 매달려

함께 울어 주는데.

오늘을 빗질하여

삶이 고와질 수 있다면

남은 세월

내 맘 하나 올곧게 다스려

생의 지팡이로 삼을란다.

바쁜 걸음 재촉하는 길 위로

지나는 세월 아쉬운

단풍나무,

낙엽 몇장 떨구어 길 막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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