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가전제품도 유행이 뒤졌다고 바꾸고 색상이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내버리는 요즈음, 26년동안 한 세탁기를 사용하고 있는 노부부의 알뜰정신은 우리생활을 뒤돌아보게 한다.경주시 황성동의 김사택(74) 박영자씨(67)부부는 71년에 구입한 세탁기를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71년 당시 거금(?) 7만5천원을 주고 금성사 (현LG전자)에서 만든 2㎏짜리 세탁기를 구입했다. 요즘 세탁기에 비해 용량이 적고 세탁통과 탈수통이 따로 된 구식이지만 지금도 '달달'거리며 김씨부부의 옷들을 세탁에서 탈수까지 척척 해내고 있다.
김씨 부부가 세탁기를 구입할 70년대초 당시만해도 세탁기가 사치품으로 인식됐던 시절. 세탁기를 돌릴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할때였다. 사업을 함께 하는 이들 부부에게는 빨래할시간이 없어 큰 마음먹고 세탁기를 장만했다고 한다.
김씨 부부는 "아들이 세탁기를 바꿔 주겠다고 할때마다 별 고장도 없이 잘 돌아가는데 왜 바꾸느냐" 며 마다해 왔다. 다만 도중에 하얗던 색이 바래 김씨가 직접 페인트칠만 다시 했다고 한다."멀쩡한 세탁기들이 골목길에 버려져있거나 이사가고 난뒤 마당에 달랑 남겨져 있는 냉장고를 볼때면 몹시 못마땅해요" 이들부부는 "관심을 주면 어떤 제품이라도 더욱 오래 사용할수있다" 며생활의 지혜를 들려준다.
"우리처럼 이미 낡아버린 세탁기지만 여기에는 가정의 역사가 소롯이 들어 있거든요…"〈金順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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