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북부경찰서 김재룡형사

"석달간 폭력배 30명검거"

형사경력 4년차의 대구 북부경찰서 김재룡형사(32). 오전 8시에 출근, 담당인 산격4동파출소에서밤새 일어난 사건부터 챙겼다. 주차시비로 인한 폭력외엔 별달리 '큰'사건이 없다. 5개월째 매달리는 가정집 강도사건 수사서류를 또 다시 뒤적이기 시작했다.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어떤영감이 떠오르지나 않나해서다.

9시20분 본서 아침회의. 기소중지자 검거를 다그치는 반장의 목소리 톤이 높다. 3/4분기 범인검거에서 일등을 차지,'형사왕'에 뽑힌 김형사. 90년 경찰에 들어와 어릴때부터 꿈꾸던 형사가 됐다.최근 석달동안 그는 조직및 학원폭력배 30여명을 검거했다. 관공서 기자실 노트북 전문절도범과형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범인을 검거하는 등 굵직한 사건도 해결했다.

오전 10시, 경찰서를 나선 김형사의 오늘 목표는 뺑소니사고를 낸 정모씨(33)를 잡는 것. 동사무소와 구청에서 정씨의 사진을 구하고 연고지도 파악했다. 5시간동안의 노력 끝에 정씨와 관계를맺고 있는 여인이 사는 아파트를 겨우 알아냈다.

김형사는 오후 8시부터 아파트부근에서 매복에 들어갔다. 범인을 기다리는 데 이골이 났지만 이때면 가족들이 그립다. 외아들을 기다리는 부모, 동갑내기 부인과 희정(7) 상현(5) 남매의 얼굴이눈에 아른거린다. 일주일에 반은 외박을 해 아이들이 "아빠 얼굴 잊어버리겠다"며 투정을 부릴때면 더욱 가슴이 아프다.

형사는 이젠 경찰의 꽃이 아닌 모두가 기피하는 3D 직종. "힘들고 괴롭지요. 하지만 누군가 해야할 일이기에 그저 묵묵히 버티지요"

경제적 뒷받침도 돼야하지만 무엇보다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김형사. 경찰의날인 21일 새벽 1시까지 6시간동안을 기다렸으나 정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오늘밤에도 밀려오는 잠을 쫓으며 이곳에서 잠복근무를 할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그의 등뒤로 새벽달이 걸려있었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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