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는 "소리 지팡이 봉사단"

"앞 못보는 이들을 위한 소리의 빛"

"맹인 여러분 목소리가 예쁘지 못해 죄송합니다"

11일 오후 2시. 대구시 중구 태평동에 위치한 대구점자도서관 녹음실.

녹음을 준비중인 이상영씨(25)는 감기로 인해 자꾸만 갈라지는 목소리를 가다듬느라 애가 쓰인다. 소리 지팡이 회원인 이씨는 매주 한번씩 이곳에 들러 시각 장애인을 위해 소설과 수필등을 녹음테이프에 담는 일을 하고 있다.

1평도 안되는 좁은 공간에서 녹음을 하다보면 온몸이 땀으로 젖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느낀 감동을 듣는 이와 함께 느낄수 있다고 생각하면 보람을 느낍니다

현재 이씨와 함께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소리 지팡이 회원들은 40여명. 대부분 젊은직장인과 학생들이다.

대학시절 방송국에서 활동했던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순수 아마추어들이다.

그래서 한달에 한번씩 방송국 아나운서에게 발음교육도 받고 있다.

현재는 TBC방송국의 도성민 아나운서가 직접 이들을 교육시킨다.

지금까지 소리 지팡이 회원들이 녹음한 책은 10여권. 테이프로 따지면 1백여개가 넘는 분량이다.이렇게 만들어진 녹음테이프는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대출된다.

또한 신문, 잡지등에서 장애인 관련 정보및 자료, 그리고 신간목록등을 챙겨 소개하는 전화사서함(152-8877)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곳을 이용하는 시각장애인들은 약 7백명정도.

그동안 책을 접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시각장애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아 줄때 느끼는 보람은 뭐라 말할수 없을 정도입니다 회원 김주연씨(25)의 밝은 목소리다.

이들의 소원은 녹음기계를 하나 더 장만하는 것.

한대뿐인 기계를 가지고 40여명의 회원들이 돌려가며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회원들이 몇시간씩 자기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기계가 열을 받아 테이프가 늘어져 녹음을 다시해야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되는 운영비로는 고가의 기계장비를 사기엔 턱없이 부족해 안타깝다.

현재 시각장애인들은 편안하게 걸을수 있고 문화적 혜택을 누릴수 있는 사회적 서비스를 간절히원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가 뿐만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들의 빛이 되어야 할 때입니다 소리 지팡이 (256-8877) 회장 민병호씨(24)의 말에는 환한 빛이 담겨져 있다.〈崔昌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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