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7대선 풍향계-DJP 단일화 협상 전망

야권후보단일화 협상이 실무차원의 합의문작성 수순까지 돌입하는 등 급피치를 보이고 있다.이견을 보여온 내각제 형태와 개헌시기 등에 대해서도 거의 합의를 보고 있으며 공동정권의 지분문제도 의견접근을 보이는 등 양측의 협상이 표면적으로는 거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지난달 말 1차 합의시한과 2차 시한인 지난 15일을 넘길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다.양측이 이처럼 단일화 협상에 급진전을 보이는 것은 물론 국민회의측의 태도변화가 주효했다. 국민회의측이 당초 고수해오던 절충형 내각제 등 내각제 형태와 내각제 개헌시기에 대해 자민련측안을 전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대중(金大中)총재는 지난 17일 강릉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민련측의 순수 내각제안을 전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며 직접 자민련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심지어 나눠먹기식의 인상을 줄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공동정권의 지분문제도 자민련의 요구대로 5대5로 하기로 내부적으로 합의하고 있다.

국민회의측이 이처럼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데는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DJP단일화를통해 자신들을 괴롭히고 있는 비자금 정국에서 탈출하려는 의도가 상당히 눈에 띈다. 시기적으로비자금 정국이 한창인 와중에 자민련에 대폭적인 양보안을 내놓으면서 손짓을 보낸데도 그만한이유가 있는 것이다. 내각제 형태와 개헌시기 등 내키지 않는 부분까지 양보한 것도 이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또 JP를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끌어들여야 한다는 절박감도 작용하고 있다. 비자금 폭로전에서볼 수 있듯 여권과 반DJ세력의 공세는 향후 어떤식으로 전개될지 모른다. 특히 DJ에 대한 색깔시비 등을 잠재우지 않을 경우 선거막판에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보수원조를자처하는 JP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회의측의 이같은 기대와는 달리 단일화 협상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우선 여야를 넘나들며 줄타기를 계속하고 있는 JP가 선뜻 후보단일화 협상에 응할 것 같지 않다. 실무차원에서 합의문을 작성하는 등 단일화 협상이 급진전을 보이는 와중에도 JP의 태도는 오리무중이다.심지어 최근 JP가 단일화 협상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여권핵심에 내각제를 수용하라는 최후통첩 성격이 강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후보단일화 협상에 대한 자민련 내부의 이견도 문제거리가 되고 있다. JP가 후보단일화 협상에 소극적인 데는 이같은 당내 분위기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단일화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일부충청권의원과 TK의 일부 의원들이 이탈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JP는 이때문에 당내 회의때마다자신의 선택에 대한 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거듭 강조하며 결속을 당부하고 있다.이같은 내부 사정외에도 JP를 가장 망설이게 하는 것은 DJ가 과연 당선 가능성이 있느냐 여부다.현재 비자금 정국와중에도 DJ가 지지율에서 큰 상처를 받지 않고 수위를 차지하는 바람에 단일화 협상이 진척을 보이고 있지만 이에 반해 반DJP세력의 규합 움직임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설사 마음을 비우고 DJ의 손을 들어준다 하더라도 여권의 반DJP연합이 위력을 발휘할 경우 DJ의 당선 가능성은 장담하기 어렵다.

국민회의가 이달말을 시한으로 협상 타결을 서두르고 있는 와중에도 협상 타결이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여권 동향을 끊임없이 살피는 JP 의 줄타기 때문이라고 봐야할 것이다.〈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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