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비자금수사 중단 발표를 접한 신한국당과 이회창총재측의 반응은 충격보다는 '분노'쪽에가까웠다.
이총재는 22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김영삼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정치적 결별을 선언하고 독립기념관으로 떠나 홀로서기 수순에 돌입했다. 김대통령은 조력자나 동반자가아니라 '극복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일전불사의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이날 열린 당무회의에서도 이총재는 결연한 의지를 밝히고 당의 단합과 결속을 당부했다. 신한국당은 검찰의 수사중단발표 재고를 촉구하는 한편 김태정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사임을 요구하기로당론을 확정했다.
이에 앞서 전날 검찰발표직후 국회에서 대표연설을 끝낸 이총재는 곧바로 당사로 돌아와 강삼재사무총장과 이해구정책위의장 등 당3역과 변정일법사위원장 신경식비서실장, 강재섭, 하순봉, 윤원중의원 등 핵심참모들을 소집,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
회의는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진행됐고 이사철대변인은 굳은 표정으로 "검찰이 DJ의 부정축재자금사건에 대해 수사가 이뤄진다면 극심한 국론분열과 경제회생의 어려움, 국가전체의 대혼란이 초래된다고 발표한 것은 김총재에 대한 우리 당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것을 검찰이 자인한 것이라고본다"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강총장도 "검찰의 논리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짤막하게 언급하고는 입을 닫았다.
이날 오후에 접어들면서 이총재측은 특보들과 핵심참모들이 부국증권에 있는 후원회사무실에서잇달아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총재측은 '검찰의 발표는 청와대측의 개입의혹이 있다'면서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댔다. 검찰이 하루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은 김대통령의 의중이 깊숙하게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에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또 황우려의원은 "이총재의 국회연설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검찰이 수사번복 발표를 한 것은 음모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다른 측근의원은"청와대가 나를 밟고 지나가라는 자세를 보이지는 못할 망정 그동안 전.노 두 전직대통령 사면문제 등 사사건건 훼방을 놓더니만…"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이날 밤 이총재측이 내린 결론은 김대통령과의 차별화가 불가피하다는 쪽이었다. '위기를 기회로바꾸자'는 목소리도 커졌다. 곧바로 이총재측은 22일 긴급 기자회견과 22일 밤으로 예정된 SBSTV토론회 등을 통해 '검찰의 수사연기가 비자금 수사를 해야 한다는 대다수 국민들의 여론을 무시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김대통령과의 결별수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김대통령 역시낡은 정치 청산의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