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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결혼

우리나라 사람들의 1인당 결혼비용은 7천5백만원, 연간으로 따지면 13조원이 결혼비용으로 소비된다고 통계는 지적하고 있다. 실로 엄청난 금액이다.

성스러운 결혼식을 전후하여 금전과 관련된 애환이 너무도 많다. '마담 뚜'에게 좋은 신랑감을 구해주는 대가로 사례비를 주는가 하면, 열쇠 세개가 있어야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다는 물질위주의 결혼 풍자이야기도 있다. 심지어는 지참금이나 혼수를 적게 해 왔다고 해서 시댁가족들로부터 미움을 받거나,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끝내 이혼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며칠전 딸의혼수 준비 때문에 빚을 지자 이를 비관하다가 결국 목숨까지 끊은 어느 아버지의 한스러운 일은더욱 가슴을 치게한다.

결혼식때의 분에 넘치는 혼수나 많은 지참금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것보다좋은 배우자를 만났기 때문에 서로 성공할 수 있었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잘 살아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결혼의 참다운 의미는 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물질보다는 상대방의 내면에서 풍기는 고상한 인격의 향기를 지닌 사람을 만나는 일일 것이다. 보이지 않는 그 인격의 향기야말로 혼수나 지참금과비교할 수 있을까. 물질이란 물거품처럼 일시적이지만 향기로운 인격은 두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평생의 자산이다.

가을과 함께 펼쳐지는 결혼시즌, 결혼의 참 의미를 되새겨 보는 때다. 과다한 물질보다 순수한 사랑으로 맺어지는 아름다운 모습들이 식장을 가득 메웠으면 좋겠다. 프랑스의 결혼관습중 한 토막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시집갈 때 어머니는 사돈댁에 '지참금은 넉넉하지 못하지만 좋은 프랑스어는 가르쳤습니다'라는 대목이다. 혼기의 자식을 가진 부모들은 한번 새겨 볼만한 말이다.(김향자-한국산업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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