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점점 깊어가면서 밤이 조금씩 길어지고, 아침 저녁 찬 기운이 어깨를 추스르게 만든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자연의 질서에 따라 게절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황금빛 들판에 알알이 여문 곡식들이 고개를 숙이고, 나무들은 서서히 겨울옷을 준비하고 있다.자연속에 살고있는 많은 생물들또한 겨울을 대비해 짧아져가는 가을햇살에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여러해를 사는 동물들이 겨울을 넘기려면 부지런히 먹어 몸안에 영양분을 듬뿍 채우고 또한두꺼운 털옷을 마련해야 한다. 겨울잠을 자는 곰은 충분히 먹지 못해 지방층이 두꺼워지지 않으면 겨울잠을 잘 수가 없다. 그래서 마을 근처까지 어슬렁거리며 내려와 먹이를 찾다가는 사람들에게 들켜 희생되기까지 한다.
겨울잠을 자지 않는 동물들은 겨울 동안에 먹고 지낼 양식을 확보하고자 여러종류의 나무열매를부지런히 모아 자기만이 아는 이곳 저곳의 저장소에 쌓아둔다. 건망증이 있는 동물들은 자기가쌓아둔 여러곳의 저장소를 다 기억하지 못할 때도 있다. 따라서 봄이 되면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새싹이 돋아나기도 한다.
풀밭을 누비는 메뚜기들은 해를 넘기지 못하므로 날씨가 더 차가워지기 전에 짝짓기를 끝내고 알을 낳아야 한다. 내년에 태어날 새끼들을 생각하며 보드랍고 포근한 흙더미를 골라 정성스레 알을 낳고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생을 마감한다. 가을밤이 이슥하도록 풀숲에서 들리는 귀뚜라미의노래도 사실은 짝을 부르는 애틋한 사랑의 노래다. 자식들이 태어나는 세상은 보다 밝고 아름다운 세상이기를 꿈꾸며 또한 세상의 어려움을 이겨낼 튼튼한 자식을 낳고자 이 가을밤에 목청을가다듬어 노래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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