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수 있다는 우리속담은 어려움에 빠진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말이다. 그것은 개인 뿐아니라 한 민족 한 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조선(朝鮮)시대만보더라도 임진왜란 7년에 이순신장군등 의식이 깨어있는 지도층과 이를 따르는 백성들이 나라를지켰으나 일제(日帝)침략기엔 지도층의 부패타락 때문에 나라를 빼앗겼음은 모두 알고있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는 부패정치와 국민의 과소비.향락때문에 외국빚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기업연쇄도산으로 실업사태가 나고 있다. 이같은 국내사정에 겹쳐 미국, EU등 선진국들은 무역개방압력에다 기후협약으로 우리산업이 더욱 위축될 위기에 처해있다.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미.일.중.러등열강들은 우리의 어깨너머로 대북(對北)교섭을 벌이고 있어 자칫 한반도가 또한차례 열강들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는 이같은 민생.안보문제의 위기에는관심이 없는 듯하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미 국정감사장을 정파간의 대선전장(大選戰場)으로 만들었던 정치권은 대정부질의가 시작돼도 대통령후보로 나선 상대당의 총재를 인신공격하다 정회소동마저 빚고 있다. 국회에는 지금 국가위기나 국민경제의 침체문제는 실종되고 오로지 벌거벗은 집권욕만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원들간에 상대후보의 흠집내기와 고함.욕설로 국회가 얼룩지면서 정치권은 제정신을 잃은 느낌이다. 인류역사상 가장 치열한 국가간의 경쟁으로 엄청난시련과 위험속에 놓인 지금 국가지도부의 이같은 비이성적 모습은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저런저질국회의원이 있으니 국회가 빨리 바뀌어야 한다"는 어느 국회의원의 회의장내 고함소리는 호랑이에 물려가도 물린줄 모르는 의식이 마비된 정치인들의 모습을 말해주는 것같아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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