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요즘 영화'와 좀다른 방화 2편

"모텔 선인장·야생동물 보호구역" 아주 이상한 우리영화 2편이 온다.

우리영화의 주류 는 달싹한 로맨틱영화와 관객의 구미에 딱 들어 맞는 코믹 액션영화. 이들과는판이한 두편의 영화 모텔 선인장 과 야생동물보호구역 은 주류영화의 흥행 정도(正道)를 벗어난 이례적인 영화다.

줄거리보다는 상징성, 내용보다는 이미지에, 그리고 상황보다는 주연배우들의 연기에 틀을 괸 영화다.

요즘 잘나가는 우리영화의 장르와는 거리가 멀다.

박기용감독의 데뷔작 모텔 선인장 은 여관 407호에만 카메라를 고정시킨다. 중간에 삽입되는 몇장면 외엔 대부분이 이 안에서 진행된다. 등장인물도 몇 안된다. 주연배우 6명에 2명의 조연, 5명의 엑스트라가 전부다.

감독의 변. 여관방에서는 많은 일이 벌어진다. 특히 러브호텔에서는 더욱 그렇다. 여관방은 닫혀진 공간이며 또 아주 작은 하나의 우주며 세계다

네 커플의 네가지 사랑을 네개의 에피소드로 엮은 영화다. 시작-헤어짐-그리움-재회의 사랑사이클 을 사계절에 맞춰 색깔을 입혔다. 정우성-진희경, 한응수-김승현, 진희경-박신양, 박신양-이미연 커플이 연기한다. 집착과 설렘, 어색함, 상처, 흔들림등 사랑의 감정들을 섹스를 매개로 풀어젖힌다.

모텔 선인장 에서 이색적인 맛을 느끼는 것은 화려한 카메라 테크닉. 의도적인 아웃 포커스, 쇼트테이크와 롱테이크(긴 호흡의 촬영 컷), 카메라의 이동과 정지, 또 각 에피소드마다 다른 질감의 화면을 연출해 이미지 전달에 세심한 신경을 썼다.

촬영감독이 바로 왕가위영화의 전속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두가풍). 영화인들은 관습을 벗은 카메라 라고 칭했다.

야생동물보호구역 은 지난해 악어 를 내놓아 화제를 모았던 김기덕감독작. 6억5천만원을 들여1백%% 해외 올로케이션을 했다. 프랑스 톱배우 드니 라방이 우리돈 1천만원의 저렴한 출연료를 받으면서도 시나리오가 좋아 출연했다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남한청년 청해(조재현)와 북한 젊은이 홍산(장동직)이 먼 이국땅 파리에서 만난다. 청해는 사기꾼이 된 미술학도, 홍산은 특수부대를 탈출한 북한군. 청해는 홍산의 무술을 이용해 무술쇼를 보여주고 돈을 벌자고 유혹한다. 그러나 홍산의 무술에 반한 마피아가 개입되면서 헤어날수 없는 야생동물들의 세계에 뛰어들게 되고 배신과 음모, 비열한 속임수의 희생양들이 된다. 이방인들의 천국인 파리는 결코 야생동물들의 보호구역이 아니었던 것이다.

〈金重基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