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를 불과 50여일 남겨두고도 대선정국은 여전히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5자대결 구도가 3자대결 구도로 압축, 단순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여권이 분열되고 있고 야권의 큰축이 단일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DJP후보단일화가 사실상 타결됨에 따라 대선구도는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를 위시하여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국민신당(가칭)의 이인제(李仁濟)전지사 3명주자로 정리되고 있는형국이다. 조순(趙淳)민주당총재는 건전세력 연대를 명분으로 이총재냐 이전지사냐를 놓고 택일할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물론 앞으로 몇가지 변수가 있다. 우선 저질폭로전으로 비화되면서까지 여권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분에서 누가 승리하느냐하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이회창총재측이 승리가능성이 높은 편이지만 반이회창쪽의 전투태세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이총재측에서 반이회창세력을 내쫓기도 쉽지만은 않다. 일단 반이회창세력의 이총재에 대한 고사작업은 청와대까지 가세하면서 강도높게 진행되고 있다.
이총재측은 김윤환(金潤煥)고문과 친이 성향의 초·재선의원들을 중심으로, 반이회창측은 민주계와 청와대출신 및 부산지역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당이 나눠지고 있다. 이총재측은 반이노선의배후에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있다는 주장이고 반이회창측은 김윤환고문이 정권 재창출보다는차기 정권하에서 원내 다수당으로 내각제 개헌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심으로맞서고 있다.
최근 정가가 주목하고 있는 대목은 역시 김영삼대통령의 향후 행보다. 여권의 한 고위소식통은 "김대통령은 이총재를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청와대측에서 이회창총재를 거세하기위한 여러가지 궁리를 하고 있는 듯한 징후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민주계를 기반으로 세력확대에 나서고 있는 반이세력은 이회창총재 낙마와 반DJP연합전선을 이제 공식입장으로 채택했다. 여기에는 이제 김덕룡(金德龍)선대위원장이 가세했다.여권이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DJP연합은 드디어 가시권에 들어왔다. 자민련의김종필(金鍾泌)총재는 26일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에게 후보직을 사퇴할 것을 사실상 선언했다.이번 대선구도에서 다소 유동적인 인사가 바로 조순 민주당총재이다. 조총재는 최근 김덕룡, 서석재(徐錫宰)의원 등 신한국당내 민주계 인사들과 접촉한 데 이어 27일에는 이회창총재와 단독회동을 가져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정가에서는 그를 독립변수보다는 종속변수로간주하고 있는 듯하다. 그가 선택할 주자가 누구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근래 대선기류가 급변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특이한 현상은 우선 여권이 3당통합 이전으로 완전컴백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민정계는 이회창총재쪽에, 민주계는 이인제전지사쪽으로 갈라서고 있다. 정국안정을 명분으로 전격 성사된 무리한 3당통합의 결말이 비참하게 종말을맞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여권내 영남권이 또다시 분열되고 있는 것이다. 김영삼대통령의 텃밭인 부산지역은 반이전선의 중심지로, 민정계가 독주하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은 이회창총재 진영으로 선택이 불가피해지면서 갈등모습마저 표출되고 있다. 이 와중에 부산지역의 민정계 출신인 유흥수, 김진재의원과 대구·경북지역의 민주계와 가까운 김찬우, 서훈, 임인배의원이 곤혹스런 입장이다.이들도 곧 선택을 해야할 처지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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