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할리우드에 필름 누아르 열풍

"현대인 이기적 성향·대리만족감 충족" 할리우드에 필름 누아르 열풍이 새롭게 불고 있다.

필름 누아르는 범죄·폭력의 세계를 다룬 영화. 범죄와 부패로 얼룩진 도시에 숨어살다시피하는야비하고 정신적으로는 불안정한 군상들의 이야기로 철저히 냉소적인 것이 특징. 염세적이고 감정이 증발된 암흑의 세계지만 현대인의 이기적인 성향과 금지된 것들에 대한 욕망을 대변,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주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 장르는 '선셋 대로''케이프 피어'등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해 70-80년대 '차이나 타운''보디 히트''블레이드 러너''럼블 피시'등으로 명맥을 이었다. 그러나 90년대 일시적으로 멈칫하던 것이지난 94년 퀘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을 시작으로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코헨형제의 '파고'는 언뜻 보기엔 지극히 정상적인 미네소타의한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피비린내나는 연쇄살인사건을 그렸다.

또 최근 개봉된 'LA 컨피덴셜'은 청렴함을 주장하는 로스앤젤레스 시경이 부패경관들로 가득차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올해 한국에서도 개봉된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스트레인지 데이스'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나약한 남자주인공과 보디가드가 직업인 여자를 중심으로 미래의 암울함을 설득력있게 묘사하고 있다.

'LA 컨피덴셜'의 원작자인 제임스 엘로이는 필름 누아르의 복고열풍과 관련, 현대사회 전반에팽배해 있는 냉소주의에서 그 배경을 찾고 있다. 그는 "현대인들이 물질의 풍요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시시각각으로 엄습하는 유괴및 강도, 살인사건등에 극도의 공포심을 품고 있다"면서 "이같은 공포심이 정부와 경찰등 사회체계는 물론 인간성 자체에 대해서도 냉소를 하게 한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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