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총재와 자민련 김종필총재가 27일밤 전격회동을 통해 타결한 후보단일화는 우선지난 50년대 이후 대통령선거 사상 유례없는 야권통합성격의 후보단일화라는 데 1차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야당은 87, 92년 등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분열함으로써 선거가 끝난뒤 패배한 야권후보들에게 분열의 책임이 지워졌다.
야권분열의 '습성'을 극복한 이같은 DJP후보단일화는 곧바로 대선구도와 여야간 정권교체 가능성등 코앞에 다가온 대선 지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론 단일후보가 올 대선에서 이길 경우 내각제로 상징되는 권력분점을 통해 정치분야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전반에 근본적인 권력구조 개편을 초래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대선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과 관련, 양당간 후보단일화는 대선구도를 당장 5자구도에서 4자구도로 줄였으며, 후보단일화에 자극받은 반(반)DJP진영의 합종연횡 대응을 촉진시킴으로써 대선구도가 더욱 압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대중총재 입장에선 박태준의원을 중심으로 한 일부 대구.경북세력의 동참으로 호남-충청-영남지역연합 모습을 형성, 호남대 비호남 구도의 장벽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김대중-김종필-박태준의 조합은 또한 이른바 민주화세력중 아직 '보상'받지 못한 세력이 집권을위해 산업화세력과 전략적 제휴를 이룬 측면도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DJP단일후보가 신한국당 이회창총재, 민주당 조순총재, 국민신당 이인제전경기지사를 모두 합친 후보를 제외하곤 어떠한 조합의 후보에 대해서도 경쟁력이 크게 앞서는것으로 나타나는 점을 감안할 때 DJP단일화는 우리 선거사상 여야 정권교체 가능성을 가장 크게높였다고 볼 수 있다.
또 DJP단일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정부 대통령임기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년3개월후현재의 대통령제는 내각제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함께 DJP후보단일화에는 '3김시대의 연장'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이인제전경기지사가 경선불복이라는 치명적 결함에도 부동의 지지도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인제 증후군'은 3김청산과 세대교체에 대한 국민여론의 바람을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이에따라 DJP후보단일화는 혼자서는 이같은 세대교체의 역풍을 극복할 수 없는 3김이 내각제라는 권력분점을 통해 공동전선을 펴는 전략적 수단이라고도 할 수 있다.
DJP단일후보가 이길 경우 대통령에 당선되는 김대중총재는 물론이려니와 김종필총재도 '공동정권'의 대주주로서 영향력이 극대화될 것은 자명하다.
내각제 하에선 더구나 김대중총재와 김종필총재의 건강이 유지되는 한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도계속될 수밖에 없다.
김영삼대통령도 퇴임후 내각제 상황아래서는 PK세력의 대표로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그러나 단일후보가 승리하더라도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의석이 1백33석에 불과, 개헌에 필요한 의석(재적의원 3분의 2)에 못미치다는 점에서 내각제 개헌이 공론에 부쳐질 때 반대여론도 만만치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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