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일대 연극동아리 '열린무대' 회원들

"연극이 마냥 좋아요"

"연극은 마약과 같습니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지요"

19일 오후 경일대 소강당. 사방으로 난 유리창을 통해 따가운 가을 햇살이 사정없이 쏟아져 내린다. 경일대 연극동아리 열린무대 회원들. 다음달 공연되는 신입생 워크숍공연작품인 저 섬 훨훨 건너가서 준비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무대소품으로 쓰일 잡동사니가 여기저기 널려있고 바닥엔 빈 음료수병과 담배꽁초가 뒹구는 탁한분위기다.

매일 5시간 이상의 강행군을 해야 하지만 지친 모습을 찾기는 힘들다.

맡겨진 배역을 남이 대신해 줄 수 없는 것처럼 책임은 스스로 질 수밖에 없다는 간단한 사실,이것이 연극을 통해 얻은 값진 교훈입니다. 연극이 좋고 사람들이 좋아 심취하다보니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난 줄 몰랐어요 라고 말하는 왕고참 김대헌씨(26.건축공학과 4).대학에 처음 들어와 연극을 시작한지 7년 가까이 되지만 그의 열정은 신입회원들 못지 않다.까마득한 후배들의 몸동작과 발음을 진지한 자세로 바로 잡아주는 그의 모습에는 연극에 대한 애정이 짙게 배어 있다.

최근에는 힘든 연극을 하려는 후배들이 없어 안타깝다.

학업때문에 중도에서 포기하는 학생들도 많다.

회원 김근영씨(22.의상학과 3)는 취업을 위해 해외 연수를 가거나 토익점수 올리기에 열중하는친구들을 보면 불안하기도 하지만 연극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고 말한다.이들의 열정은 지난 18일 서울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열린 제20회 전국대학 연극제 에서 출연진26명에 이르는 대작 숙부는 늑대 로 당당히 동상을 수상하는 영예로 돌아 왔다.자칫하면 출품조차 하지 못할뻔 했기에 이들의 기쁨은 더욱 컸다.

출품공연을 20일 앞두고 주연배우가 학업때문에 자진사퇴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눈앞이 깜깜했어요. 부랴부랴 주연배우를 새로 영입해 겨우 공연을 마칠수 있었습니다 . 그 때 포기하지 않고끝까지 연습한 것이 다행이라는 회장 박경수씨(25.전기공학과 3)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공연을 앞두고 시간이 없어 수업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안타깝다. 시간이 촉박해 수업을 빼먹을 때는 교수님께 정말 죄송한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 공부도 연극못지 않게 열심히 할 거예요

회원 송명주씨(20.섬유공학 2)의 말에는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이다운 열정이 녹아 있다.〈崔昌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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