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야기 논리마당

"판단이란 무엇인가?" 아주 욕심이 많고 이기적인 할아버지 한 분이 있었습니다. 이 할아버지는 어찌나 욕심이 많고 이기적이었던지 제사를 지내고 음식이 많이 남아도 이웃과 나누어 먹을줄을 모르고 그것이 상할 때까지 집에 보관했다가 그냥 버리는 경우가 허다 했습니다. 그리고 양보는 커녕 모든것을 독차지하려고 하다보니 주변 사람들은 이 할아버지만 보면 괜히 슬슬 피하기까지 하였습니다.어느날, 할아버지는 서울에 있는 아들 집에 가려고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가장 좋은 자리를 잡고 앉은 다음, 그 옆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지 못하도록 자신의 짐과 지팡이를 올려놓았습니다.

'이렇게 해 놓았으니, 여긴 아무도 앉지 못하겠지!'

그렇지만 얼마 있지 않아 한 소년이 차안으로 올라오더니 마침 비어 있는 할아버지 옆자리로 왔습니다.

"할아버지, 여기 자리 있습니까?"

"그럼, 자리 주인이 있지. 내 친구가 여기에 짐을 두고 잠깐 볼일을 보러 갔으니 좀 있으면 올 거야"

하며 능청스럽게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럼, 할아버지 친구분이 오실때까지만이라도 여기에 앉아 있을게요"

할아버지는 소년이 싫었지만 할 수 없이 그렇게 하라고 말하고는 어떻게 해서든지 소년을 쫓아버릴 궁리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생각다 못해 담배를 피워 담배 연기를 소년에게로내뿜었습니다.

"에취, 에취. 할아버지. 담배 연기를 보내지 말고 창문 쪽으로 보내세요"

"아, 이 녀석아. 연기가 싫으면 다른 쪽으로 가면 되지"

그래도 소년은 좌석이 여기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요놈 봐라, 어디두고 보자. 네가 이기는지, 내가 이기는지 한번 해 보자'

이렇게 생각한 할아버지는 방귀를 연달아 몇번 뀌어 버렸습니다. 방귀 냄새가 너무나 독하여 소년은 할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럼 그렇지. 제놈이 나를 이기려고'

하며 할아버지는 쾌재를 불렀습니다. 잠시 후 버스가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소년은 갑자기할아버지의 짐을 집더니 창밖으로 내던져 버렸습니다. 깜짝 놀란 할아버지가 소리쳤습니다."이놈아. 지금 뭐하고 있니? 그건 내 친구의 짐이란 말이야!"

"할아버지, 버스는 출발을 하는데 친구분이 오시지 않으시네요. 그분께서 버스를 놓치셨으니 짐이라도 찾게 해 드려야지요"

할아버지는 어쩔 줄을 몰라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강조체 문구:할아버지는 옆자리에 있는 소년을 쫓으려고 방귀를 연달아 몇번 뀌었습니다.판단이란 '어떤 대상의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일'로 '무엇이 어떠하다'라고 결정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판단을 언어로 표현한 것이 바로 문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시다.

"엄마. 똥"

아기는 무슨 말을 한 것일까요?

"엄마, 나 똥 누고 싶어요"

이렇게 말한 것일 테지요. 어린 아기는 개념을 먼저 배우기 때문에 자기의 생각을 개념만으로 표현합니다.

이렇게 개념들을 서로 연결하여 '무엇이 어떠어떠하다'하고 결정하는 생각을 '판단'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올바르지 않는 판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보면 할아버지가 '방귀를 연달아 뀌어 버리면 소년은 방귀 냄새가 싫어 다른 곳으로 갈 것이다'라는 판단을 하여 행동에 옮겼습니다. 그렇지만 할아버지는 그 판단으로 인하여 자기의 짐을 잃어버리게 됩니다.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교훈삼아 여러분은 항상 올바르고 후회하지 않는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 보세요.

글:양인렬 (에이스 논술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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