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신당지원 의혹과 관련, 5일 청와대가 보인 일련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단호했다.
이날 아침 김용태(金瑢泰)비서실장으로부터 이 문제가 정치권의 쟁점으로 부각됐다는 보고를 받은 김대통령은 입장을 분명히 밝혀둘 것을 지시했고, 김실장은 곧바로 기자실을 찾아와 관련 의혹을 해명했다. 이어 김광일(金光一)정치특보가 최근 신한국당 김윤환(金潤煥)선대위원장과 만난배경·대화요지 등을 소상히 기술한 경위서를 전달하면서 언론보도에 대한 불편한 심정도 피력했다.
청와대 참모들이 이처럼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며 격노한김대통령의 고함이 그대로 전해진 대목이다. 또 해명에 나선 김실장과 김특보가 구술과 함께 유인물을 준비한 것도 입장전달을 보다 분명히 하고 해석차이로 인한 오해소지 등을 원치 않는다는뜻으로 여겨진다.
이날 김실장이 발표한 공식입장은 한마디로 "청와대의 신당지원설은 선거때면 으레 등장하는 흑색선전이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뒤이어 김대통령과 참모들을 더욱 발끈하게 만든 의혹이 등장해 청와대는 더욱 분위기가험악해졌다. 김대통령의 부인 손명순(孫命順)여사가 신당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국민회의측의 발표였다.
김대통령은 불같이 화를 내며 이날 오후 비서실장·특보·정무수석을 불러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고 핵심참모들이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급기야 청와대는 신우재(愼右宰)대변인을 통해 성명을내고 '국민회의측이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한 데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천명했다.
청와대가 정치권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이처럼 정면으로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고 나선 것은 더이상 방치하다가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우려가 많다고 판단, 조기에 진화하자는 의도로 보여진다. 아울러 김대통령의 속내는 끝까지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고도의 정치적 전략으로도 분석된다.
〈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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