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소련시절 선망의 직업이었던 우주비행사들이 최근 갖은 수난을 당하면서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
우주정거장 미르호에서 6개월간의 우주생활을 마치고 지난 8월 귀환한 바실리 찌블리예프와 알렉산드르 라주트킨은 다시는 우주선을 타지 않겠다고 분노를 떠뜨렸다.
지난 2월 미르호에 도착한 이들의 우주생활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순간순간이었다. 미르호에 화재가 발생하는가 하면 이들에게 생필품을 공급하는 우주수송선과 충돌하는 사건이 있었고 동력원인 태양열 집광판과 주컴퓨터가 이상을 일으키는 등 사건이 연속이었기 때문이다.살얼음판같은 우주생활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한 이들을 맞은 것은 미르호가 소속된 에네르기사(社) 관계자들의 차가운 눈초리와 세금이었다.
에네르기사는 우주비행사들의 실수로 사고가 일어났다면서 봉급의 60%%를 몰수했다. 이들은 우주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면서 하루 1백달러 정도의 수당을 받았다. 그런데 회사측의 감봉처분에이어 세무서에서 득달같이 달려와 40%%의 소득세를 물렸다. 참다못한 찌블리예프는 회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찌블리예프의 수난은 이미 처음이 아니다. 지난 94년에도 6개월간 우주에 나가있다 돌아와보니루블화가 폭락해 수당이 반으로 줄어있었다. 찌블리예프가 다시는 우주선을 타지 않겠다고 이를악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구 소련시절 우주비행사는 국민적 영웅이었다. 미-소의 우주경쟁이 치열하던 시절이어서 우주에한번 나갔다 오기만하면 훈장을 받고, 차와 다차(별장), 그리고 모스크바의 고급주택가인 호반스카야 거리의 집을 받았다.
그러나 소련이 붕괴한후 우주비행사의 대우는 그야말로 땅으로 떨어졌다. 훈장은 커녕 지난 92년세르게이 크리칼례프가 지프차를 한대 받은 것을 마지막으로 차 한대 받은 예가 없다. 우주비행사 출신의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공산당 소속인 것이 당연할 정도이다.
이미 우주비행사는 위험하고, 어렵고, 지저분하며 게다가 돈도 벌지 못하는 직업으로 알려져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폭락한 상태이다. 구 소련시절에는 과학자와 우주비행사가 최고 인기직업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변호사, 은행원등 자본주의적인 직업에 밀려 하위권이다. 어떤 조사에서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우주비행사의 인기가 마피아 조직원보다 더 못한 적도 있었다.우주항공분야에서 왕년의 라이벌 미국과의 격차는 이미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커졌다. 우주비행사의 지위가 몰락한 것이 그러한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해준다.
〈모스크바.金起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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