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전에서 열린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 전당대회는 또 하나의 인물본위 정당이 생겨났음을 의미한다. 신한국당은 이로써 90년, 3당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의 후신으로 95년 12월 당명을 바꿔 단 지 1년 11개월 만에 다시 간판을 내리고 대통령선거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새로운당으로 태어나게 됐다. 이로써 한나라당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색채가 짙었던 신한국이라는이름을 버리고 이회창(李會昌)과 조순(趙淳)이라는 새로운 인물을 중심으로 탄생한 것이다.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 의결을 위한 신한국당 4차전당대회와 민주당과의 합당을 통한 한나라당의 출범을 알리는 합당 전당대회가 함께 치러진 이날 행사는 양당의 화합과 대선승리에 초점을맞춰 진행됐다. 요란한 팡파르와 축포 등 비용이 많이 드는 특수효과는 사용하지 않았고 행사 직후 가졌던 축하연도 개최하지 않는 등 최근의 경제난을 감안한 듯 비교적 조촐한 모습을 연출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이, 조 양당의 총재가 손을 맞잡고 입장함으로써 시작된 이날 대회는 신한국당의 당헌상 합당을의결할 수 있는 기구가 전당대회로 규정돼 있어 합당을 의결하는 신한국당 전당대회를 먼저 간략히 치른 뒤 본행사에 들어갔다. 이날 1부 행사인 신한국당 전당대회는 13분 만에 막을 내렸다.신한국당 대의원 1만1천8백95명과 민주당 대의원 1천8백95명이 참석한 2부 통합 전당대회에서는합당 의결, 통합당의 정강.정책, 당헌.당규 의결, 총재선출, 후보 및 명예총재 추대, 대표최고위원지명, 합당선언문 낭독 등의 절차를 양당에서 한 사람씩 나와 진행했다.
먼저 민주당의 이규정(李圭正)사무총장은 양당 합당에 대한 제안설명을 하고 신한국당 김태호(金泰鎬)사무총장이 정강.정책, 당헌.당규 제정안을 각각 설명한 뒤 만장일치 의결을 거쳐 '한나라당'의 탄생을 선포했다.
이어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총재 선출과 대통령후보 추대 순서에서는 신한국당 김덕룡(金德龍)선대위원장이 조순총재를 한나라당 초대총재로 추대하는 제안설명을 맡았고 민주당 강창성(姜昌成)총재권한대행이 이회창총재를 대통령후보로 추대하는 제안설명을 맡았다.
조총재는 이날"3김 청산을 위해 신한국당과의 합당을 결심했다"며"오는 12월 18일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이후보도 수락연설에서"이제 30년묵은 3김 장기구도를 물리칠 때가 됐다"며"이번 선거는 새롭고 깨끗한 정치와 낡고 병든 구시대 정치와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이후보는 이어 경제살리기, 규제철폐,깨끗한 정부, 정치개혁 등을 약속했다.이어 조총재는 통합당의 대표최고위원에 이한동(李漢東)신한국당 대표를 지명한 뒤 양당의 이사철(李思哲), 권오을(權五乙)대변인이 나란히 합당선언문을 낭독하고 신한국당 김명윤(金命潤)고문의 만세삼창으로 2시간에 걸친 한나라당 창당 전당대회는 막을 내렸다.
이날 대회에서 또 이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와 조총재의 부인 김남희(金南熙)씨는 대회장중간 대의원석 전면에 한복차림으로 나란히 앉아 손을 잡고 대회기간 내내 귀엣말을 주고 받는등 다정스러움을 보이며 양당의 화합을 다른 측면에서 과시했다.
한편 이후보와 조총재는 대회가 끝난 후 별도의 창당 축하연을 갖지 않고 곧바로 재래시장인 대전중앙시장을 함께 방문, 상인들을 격려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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