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한국대선과 미국

한국대선이 아직 한달 가까이 남았지만 미국에선 벌써부터 대선결과에 대한 분석작업이 한창이다.

분석의 초점은 김대중후보에게 맞춰지고 있다. 현재 이회창후보가 김후보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지만, 미국에선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있는이 후보에 대한 얘기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대신 민주화운동을 벌인 야당지도자의 이미지가 남아있는 김후보가 당선된 이후 한·미관계및 한반도 주변정세변화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한국대선에 미국인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대선이후로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중대변화가 올 수 있다는 여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많은 미국인들은 '김대중후보 당선=한반도통일'로 생각하고 있다. 바로 통일이 이뤄지지는 않더라도 남북한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미국의 영향력은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한반도 통일로 '북한'이라는 공산주의국가가 사라지는 것도 미국으로선 동아시아 안보정책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구소련 붕괴이후 사회주의권 수장으로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중국과 바로 대치해야 하는 중대국면에 빠지기 때문이다.

미국정가에선 한반도 통일로 북한의 침략위협이 사라지더라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반도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정치문제연구소 관계자는 "한국에 통일을 원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지만, 미국인은미국의 시각으로 한국의 대선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원하는 것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며 미국정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 국무부 관계자는 "한국의 대선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든지간에 미국은 승리자와 협조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에서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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