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교역 파트너를 잃을 것인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던 한국경제가 IMF(국제통화기금)의 도움을받게되자 세계언론은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꿔 한반도에 심한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있다. 미국경제 입장에서 가장 모범생인 한국이 나락으로 떨어지자 당사국인 한국 못지않게 미국도 허탈감에빠져있다. 뉴욕타임스는 아시아경제위기로 인해 미국은 새로운 전략을 구상해야한다고 강조하고있다. 사실 미국은 한국경제가 성장을 멈추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않았다. 튼튼한 한국경제를 방패삼아 떠오르는 중국을 견제하고 조만간 있을 북한의 붕괴에 대비한다는 기본전략을 세워놓은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는 미국의 기대에 미치지못했다. 올들어 주식시장은 거의 절반수준(45%%하락)으로 주저앉았다. 10년전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26일 IMF사찰단의 휴버트 나이스단장이 도착함에 따라 '외부의 힘'에 의해 한국경제에 대한 본격적인 실사작업이 시작됐다. 이제 한반도에 대한 밑그림은 새로 그려질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CIA를 거쳐 한국대사를 지낸 도널드 그레그는 "이제 한반도에서 힘의 평형상태는 완전히 무너졌다. 클린턴 대통령은 즉시 재조정작업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이런 상태가 얼마나 지속되고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분석하기어렵다고했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한국의 가장 큰 무기인 경제성장이 빛을 잃음으로써 정치파워가 급격히 떨어질것이란 분석. 이제 북한은 더이상 한국의 무기를 두려워하지않게 됐다. 미국은 그동안질질 끌어오던 한반도평화 4자회담대열에 북한이 선뜻 나선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분석하고 있다.한승주 전외무장관은 "북한의 경제원조에 대한 각종 조치들이 공염불이 될수도 있다"고 실토했다.지난 수십년동안 미국은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에 대비, 독일통일시 서독이 동독에 했던것처럼 한국과 일본이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북한에 투입할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세워놓았다. 의심할 여지없이 이자금은 북한의 도로와 항만개설, 공장건설, 통신분야에 집중 투입돼 기아사태를 해결하는 원동력이 될것이라고 믿어왔다. 이제 이 장미빛 꿈도 희미해져가고있다. 이처럼 한국의 경제위기는단순한 경제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데 어려움이 있다.
세계언론은 한국의 경제회복보다는 "경제실패가 정치파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쪽으로 관심을기울이고있다. 더이상 시험무대에 올려지지 않기위해서는 하루빨리 우리의 최대 무기인 경제를회복하는 길 뿐이다. 사실 한국경제가 그렇게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는지난 24일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행한 연설에서 "1~2년이내에 한국경제는 다시 활력을 찾게될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찰렌 바세프스키도 "한국은 이번기회에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몸소 체험했다"며 "다시 회복하려는 저력은 충분히 있는 나라"라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있다. 이제 한반도에서의 급격한 변화는 불가피하게 됐다.〈尹柱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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