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속 섬뜩한 스릴·공포…" 지난 26일 잔혹코믹극 '조용한 가족' 촬영현장.
경기도 양수리 부근에 위치한 산장에는 겨울날씨답지 않게 포근한 가운데 가랑비가 간간히 내리고 있었다.
'접속'의 명필름이 제작하는 '조용한 가족'은 산장을 운영하던 한 가족이 투숙객들의 연속적인 죽음을 겪으면서 생기는 소동을 그린 코믹물. 그러나 코믹한 상황이지만 세트와 분장, 줄거리등이스릴러에 호러(공포)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간다.
아침 8시. 그러나 오늘 촬영분은 밤장면이다. 창에다 검은 천을 대고 조명세팅을 하는데 다행히날씨가 흐려 자연스런 밤분위기가 연출된다.
첫 촬영은 해결사가 온다는 부모님의 말을 듣고 삼촌에게 알려주려고 부랴부랴 뛰어오다 인기척을 느끼고 살짝 숨는 미나(고호영) 장면. 순조로운 촬영이었다. 그러나 정광석촬영감독은 'NG'를'선언'했다. 고호영의 움직임이 동선을 벗어났다는 것. 이 단순한 장면은 무려 7번의 NG 끝에 '통과'됐다.
새벽부터 일어나 세팅했던 스탭진들은 오늘도 무사히 끝날 것 같지 않은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깊고 푸른밤''그대안의 블루'등을 촬영한 정광석촬영감독의 까다로운 입맛이 오늘따라 유난스럽다.
이 촬영을 마친후 미나의 방으로 장소를 옮겨 뻐꾸기 시계를 노려보는 미나의 모습을 촬영했다.시계 시점에서 촬영하기 위해 미술팀과 소품팀은 뻐꾸기 시계를 실제보다 크게 제작해 카메라앞에 장착했다. 관객들은 이러한 '노고'를 알기나 할까.
지난 3일 산장입구에 '안개산장' 명판을 다는 것으로 촬영을 시작한 '조용한 가족'은 영화전체의90%%가 산장에서 촬영된다. '안개산장'은 원래 시나리오에 없던 것이었으나 산장주변에 짙게 피어오르는 안개에서 착안해 붙인 이름이다. 산장은 김지운감독과 건축가 윤웅원, 세트전문가 오상만씨가 3개월여 작업끝에 2억원을 투입해 완성된 것이다. 영화전체의 분위기에 맞춰 음침하게 보이도록 제작했다.
제1회 씨네21 시나리오 공모당선작인 이 영화는 신예 김지운감독의 첫 연출작으로 박인환 나문희최민식 송강호 이윤성등 중견배우와 신인배우가 골고루 출연한다. 2백대 1의 경쟁을 뚫고 공개오디션에 선발된 17살의 고호영은 현재 안양예고 2학년 재학중. 독특한 분위기와 빨아들일 것 같은강렬한 눈빛의 그녀는 연기경험이 전무한 주위의 우려를 떨쳐내고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어제작진들을 안심시켰다.
'조용한 가족'은 12월말까지 촬영을 마친후 3개월의 후반작업을 거쳐 내년 4월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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