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종금사에 대한 업무정지 명령으로 IMF(국제통화기금) 쇼크가 본격화되면서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사업내용이 견실한 기업들조차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현재와 같은 자금경색 국면이 지속될 경우 이익이 나도 자금이 돌지 않아 기업이 무너지는 흑자도산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국내 산업 기반마저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팽배하다.
은행에서는 돈을 안주고 종금사들은 돈을 갚으라고 독촉을 하고 있는데다 신용공항으로 인해 어음할인은커녕 수출을 위한 신용장 개설조차 안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기업 부도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견실한 기업들마저 자금시장 경색현상으로 인해 흑자도산하는 상황인데 종금사 정리등 금융개편이 본격화될 경우 부실여부에 관계없이 기업들의 도산이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 현대, LG등 재계 상위권 그룹들조차 요즘 금리불문, 기간불문, 금액불문하고 자금을 끌어당기고 있는 상황인데다 기업 부도및 추가폭락사태로 기업들을 둘러싼 악성루머는 더욱 활개를 치고 있어 말그대로 옥석 구분 없이 국내 재계 전체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이에따라 재계에서는 정부가 기업도산을 막기 위해 대출금 상환을 일제히 연기해 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 돈이 안돈다.
최근 재계 중위권의 ㅎ그룹은 거래업체에 대한 대금지급을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했다.주력 계열사들이 대부분 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에서는 수출을 위한 신용장 개설조차도 안해주고 종금사에서는 대출금 회수 압박이 더욱 가중되고 있어 현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기업그룹조차 현금부족으로 거래대금 지급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 대기업과거래하는 1천개 이상의 협력업체들은 당장 하루를 버티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가중되는 대출금 회수 압박
종금사 개편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에 대한 대출금 회수 압력도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당장 업무정지 명령을 받은 9개 종금사의 거래기업만 해도 한 종금사당 3백~1천개에 달하는 점을감안할때 종금사 업무정지의 파장은 당장 4천여개 기업에 즉각적으로 불어닥칠 전망이다.ㄴ그룹 관계자는 "종금사에서 정상적으로 대출금을 연장해 줘도 연장 금리가 22%%선에 달하기때문에 기업으로서는 엄청난 자금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최근에는 연장은 커녕 일괄적으로 10%%씩 대출원금을 갚으라는 통보가와 아연실색할 지경"이라고 전했다.
▨ 활개치는 악성루머
금융시장 위기가 심화되면서 기업 부도설등 악성루머가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현재와 같은 위기국면에서 악성루머가 한번 돌면 바로 기업 도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 악성루머가 도는 기업들은 루머의 진원지를 캐내기 위해 현상금을 거는가 하면 은행 및 종금사들을 찾아다니며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중견그룹인 ㄴ그룹 관계자는 "최근 증권시장에서 화의신청설이 나도는 바람에 종금사와 은행권에서 일시에 자금상환 요청이 쇄도해 곤혹을 치렀다"면서 "연체가 조금만 생겨도 또 악성루머가 돌까봐 오후 3시30분까지는 무슨일이 있어도 자금을 막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존대책
현재와 같은 자금난 속에서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현금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유가증권이나 매출채권등 당장 현금화 할 수 있는것은 빨리 파는것이 최선의 길이라는 게 기업및 금융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하나은행 한 관계자는 "대기업그룹들의 경우 지난달말부터 CP(기업어음)등을 통해 현금조달에 나섰지만 신규여신이 동결된 상황에서 그리 많이 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자금에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금리가 20%% 이상 가는 상황에서 오래 버티기는 힘들기 때문에 무조건 유가증권등 보유채권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충고했다.
나라종금의 장영태 전무는 "현 상황에서 1~2개 대기업이 또 다시 무너질 경우 종금사로서도 더이상 버틸 여력이 없으며 기업들도 자구계획만으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면서 "정부가 기업들에대해 대출금 상환 일제 연기등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본사 제휴〉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