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한파 음식값 "파괴"

'어려운 경제 동참하겠습니다' 'IMF 긴급지원-가격파괴'

지난 1일 돈가스·비후가스 등 한식 및 양식값을 20~30% 까지 내린 대구 서구 비산동 엠파이어호텔의 '슬로건'. 이 호텔은 망년회 행사가 올해는 거의 없다시피하는 등 연말 특수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음식값 파괴에 들어갔다.

IMF 구제금융의 도입으로 지역민들의 소비생활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음식점들이전례없을 정도의 큰폭으로 음식값을 내리고 있다.

음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대해 "대량실업이 예상되면서 고액매출이 가능한 가족 단위의 고객은 물론 일반 고객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며 "이를 견디지못한 일부 업주들이 과감한 가격 인하에 들어간 것"이라고 풀이했다.

경북대학교 동문 부근의 한 갈비집은 최근 '지역 경제가 회복될 때 까지 갈비값을 20~30% 할인한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장사를 하고 있으나 도무지 고객이 늘어나지 않는다며 울상을 짓고있다.

이 학교 북문 쪽에 있는 음식점들은 최근 학생고객이 감소세를 보이자 점심시간에 한해 음식값을10~20% 인하했다.

최근 대구시 중구의 한 커피숍은 3천5백원이던 커피값을 2천원으로 절반 가까이 할인했다. 이 커피숍 업주는 "IMF 구제금융 신청 이후 황금상권이라고 불리던 도심에서도 매출이 섬뜩할 정도로줄어들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편 일부 음식점 및 주점들은 예전의 단골고객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거나 안부엽서를 띄워 '제발 한번 들러달라'는 읍소(?)까지 불사, IMF 한파를 실감케 하고 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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