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일 국제통화기금(IMF) 양해각서에 대한 3당대통령후보들의 준수 서명을 받아낸 과정은다급함과 임시변통의 연속이어서 오늘의긴박한 경제위기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정부는 캉드쉬 IMF총재가 이날 오후 6시40분 출국에 앞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등의 이행 약속을 문서로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하자그에 맞추기 위해 각 후보들의 '서명'을 받아내느라 동분서주했다.
강만수(姜萬洙)재경원차관은 오후 1시 비행기편으로 대구를 방문한 한나라당 이후보가 김포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인 낮 12시50분께 헐레벌떡 공항에 도착, 귀빈실에서 2분여간 이후보와 단독으로 만나 미리 준비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앞으로 보내는 이행약속 공한에 서명을 받았다.
국민신당 이후보의 경우 이날 마침 경기도 지역에서 유세중이어서 직접 이후보의 직인을 받지 못하고 오후3시께 강차관이 여의도 당사를 방문, 오갑수(吳甲洙)정책단장을 통해 서명을 요청했다.국민신당측은 박범진(朴範珍)사무총장이 이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측에서 지금 서명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하고 이후보 직인사용에 대해 사전 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거친 뒤 30여분만에 이만섭(李萬燮)총재가 당사에 있던 후보직인으로 대신 서명했다.
이(李)후보는 서명뒤 김충근(金忠根)부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김영삼대통령의 서명도 부족해서후보들에게 연서보증을 요구한 것은 국가체통과 국민의 자존심을 무시한 처사"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회의는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이 정부가 미리 마련해 건네준 "김영삼대통령각하귀하, IMF와의 협의 결과를 우리당 정책위의장에게 상세히 설명해준 데 대해 감사합니다. 대통령선거에서당선시 협의내용을 협의된 대로 이행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공한에는 그대로 서명해줄 수 없다며 새로 문안을 스스로 작성해 TV연설을 녹화중이던 김대중후보의 승인을 받았다.김의장은 새로 작성한 공한에서 '원칙적 이행'을 다짐하면서도 김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책임을 적시하고, IMF와도 앞으로 이행과정에서 추가협상 여지가 있음을 못박았다.
김의장은 오후4시께 김후보의 직인을 받은 공한을 팩스로 국무총리실에 보낸데 이어 여의도 당사기자실에서 공한을 공개한 뒤 국회의원회관 김의장 사무실에서 초조하게 대기하고 있던 재경원관계자에게 원본을 넘겨줬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