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토론회 3당 평가

대통령선거일을 10여일 남겨 두고 열린 7일 정치분야 합동TV토론회가 선거전 종반판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팽팽한 분위기와는 달리 이날 토론회는 내각제개헌과 병역문제 등 쟁점현안들에 대한 후보들간의 긴장감없는 설전으로 마감됐다.

세 후보는 국가부도사태에까지 이른 경제위기와 관련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데 이견을 보이지 않는 등 이날 대부분의 주제에서 정책적인 차별화를 보여 주지 못했다. 통일문제에서 김대중(金大中)후보가 주장한 흡수통합 포기선언에 대해 이회창(李會昌)후보와 이인제(李仁濟)후보가 각각 반론을 제기하는 등 일부 정책에서 이견을 노출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1차토론회때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인신공격에 가깝던 후보들의 거친 말투가 사라졌고 소신피력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또 내각제 개헌과 오익제편지사건 등이 쟁점화되고두 이후보가 공동전선을 형성, 공세에 나서는 양상이 자주 벌어지자 토론회는 김후보가 다소 밀리는 듯한 모습으로 전개됐다.

토론회가 진행의 공정성만 의식, 구체적이고 심도있는 질문을 하지 않고 원론적인 질문으로 일관하는 바람에 원론수준을 넘는 답변을 유도해내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특히 쟁점 현안들에 대해 후보들에게 1차례이상의 반론과 재반론의 기회를 제한하고 답변시간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바람에 후보간의 토론다운 토론은 사실상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 각 후보진영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나라당과 국민회의, 국민신당은 토론회가 끝나자 각각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이회창후보가 1차토론회때와는 달리 다수당후보로서의 안정감있는 이미지 부각에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맹형규(孟亨圭)선대위대변인은 "한마디로 이회창후보가 국정을 책임질 국가지도자로서의 품격과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준 토론장이었다"고 평가했고 윤원중(尹源重)후보비서실 부실장은 "특히 통일.안보분야에서 이후보가 범보수안정층의 유일한 대안임이 분명히 각인됐다"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내각제 개헌과 오익제 편지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김후보가 비교적 무난하게 대처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토론회 초반 김후보가 자주 초시계를 쳐다보며 논리를 앞세우다 답변을 충분히 못하는 등 다소 밀리는 듯한 인상을 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국민신당은 이인제후보가 각종 쟁점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건설적인 제안을 다른 후보보다 많이 하는 등 젊고 강력한 지도자상을 심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내렸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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