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부유층.지도층이 이래서야

국가경제가 파탄에 이른 지금 우리들에게 가장 절실한 건 온국민이 한맘 한뜻으로 나라경제를 살리는 일이다. 그래서 전국에서 어른 아이할 것없이 1달러짜리나 외국동전까지 들고 은행에 줄을서고있나하면 국민들의 허리띠 졸라매기운동도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런가운데 이 나라경제살리기운동이 성공하려면 서민들보다는 부유층이나 사회지도층인사들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여론이매우 높다.

이렇게 나라경제는 절박한데 한 도둑이 본 부유층의 외화보유실상이나 검사가 제주도 골프여행을갔다가 포커도박판을 벌였다는 보도는 정말 실망스럽고 유감스럽다. 그들도 오늘의 이 국가현실을누구보다 잘 알고 전국민들이 벌이고 있는 근검절약운동의 취지를 이해하고도 남을텐데 자기들은마치 별천지의 특권층인양 해온 그 실상과 행태에 서민들은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수 없다.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나 치욕스런 IMF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우리경제의 주도권을 완전히 IMF의 수중에넘겨준 그런 와중에도 나혼자만 잘살겠다고 수천 또는 수만달러와, 엔화등을 금고도 아닌 장롱속에 마치 동전취급하듯 아무렇게나 쌓아둔 부유층의 실상을 보고 훔치러 갔던 도둑이 오히려 놀랐다니 정말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다. 그들이 과연 대한민국 국민인지, 제대로의 정신을 갖고있는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서민들은 줄일래야 줄일게 없는게 현실이다. 지금까지도 한달 봉급으로 생활하기도 빠듯한데 더 이상 줄인다는 건 생활 일부를 희생시키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그들 서민들이 부유층 집안 외화보유실상을 듣고 과연 뭘 느끼고 생각하겠는가. 정작 부유층이 나눔의 베품까지는 못한다해도 적어도 진지한 자세로 지금까지의 과소비행태를 자제하고 근검절약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서민들도 아무런 저항없이 순수하게 동참하게 된다. 너희들은 허리를 줄이든말든 우리들은 내돈 내가 쓰고 달러를 사모으는 것도 재산증식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는한 이 나라경제회생은 물론 국가장래는 암담할 뿐이다. 어떤 의미에선 오늘의 국가경제파탄의 한 범주엔 부유층의 외제선호와 과소비도 큰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 바람에 죽어나는건 다름아닌 대다수서민들뿐이다. 이들 몰지각한 부유층에 대한 정부의 조치가 있지 않고는 근검절약의 국민운동은헛일이다.

경제파탄의 책임자들을 징치해야 할 검사가 골프여행을 갔다가 포커도박을 했다는 사실은 그 규모가 크든 작든 충격적이다. 비록 검사 1명이라고 하지만 이 한 행태가 지금 우리들의 고위공직자나 사회지도층이 얼마나 썩어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실례이다. 이 국가비상시국에 현직검사가업자들과 어울려 언감생심 골프에다 포커도박을 할 맘을 먹을 수 있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이번을계기로 일부 부유층이나 사회지도층의 대오각성이 있기를 다시한번 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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