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남편의 목만이라도 붙어주기를…" IMF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가정에서 아내의'바가지'가 사라지고 있다.기업들이 툭툭 쓰러지고, 명예퇴직 등 감원바람이 드세진 요즘, 아내들은 좀 속상한 일이 있어도 바가지 긁는 일을 생각조차할 수 없다. 오히려 남편들의 기를 살리려 애쓰거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한껏 배려하는 분위기이다.
남편직장이 풍전등화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경우 위축된 남편의 마음을 북돋우도록 조심하는가하면,이 어려운 시기에 그래도 매일 출근할 직장이 있는 남편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껴 반찬 한가지에라도 정성을 쏟는다.
남편이 섬유계통의 중소기업에 다니는 주부 유나영씨(32·대구시 북구 관음동)는 "요즘같이 힘든때 꼬박꼬박 직장에 출퇴근하는 남편이 그저 고맙죠. 혹 신경을 거스르게 할까봐 가끔씩 눈치도살피고, 입 꼭 다물고 살아요"라며 웃었다.
남편이 중소기업 대표로 있는 주부 김봉실씨(43·대구시 서구 내당동 광장타운)는 "요즘 어느 아내가 감히 바가지 긁을 생각이라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우리집 경우 아이들문제나 시댁일 등집안일에 남편이 스트레스를 안받도록 신경쓰고 있어요. 어쨌든 집에서만큼은 마음을 편안하게 가질 수 있도록요. 외식하자느니, 영화구경 가자느니 조르지도 않게 됐지요"
내년엔 1백만명이 넘는 대량 실업사태가 예고돼 튼튼한 직장에 다니는 사람도 괜히 마음이 오락가락할때이다. 위기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가정을 꾸리는데는 가족전체의 합심이 중요하다. 특히가족을 다독거려야하는 주부의 역할이 커진다. 사업이 부진해서, 다니는 직장이 군살빼기를 할지도 몰라서, 불안감에 시달리는 남편의 기를 살려주려는 마음씀이 필요하다. 그러기위해선 남편의심리상태를 잘 살펴 전략(?)을 짜야한다.
무엇보다 남편을 다른 남자와 비교하지 말것. 특히 잘사는 집, 직장이 탄탄한 남자를 끌어들여서남편을 초라하게 만들지 말아야한다. 매일 적어도 한번은 남편의 장점을 찾아 칭찬해준다. 의도적인 칭찬도 계속하다보면 진짜 장점이 될 수 있고 새로운 장점을 찾아내게도 한다. 또 남편의 기를살리기위해선 아내가 약간은 수다장이가 될 필요성이 있다. 어깨가 축늘어져 귀가한 남편에게 하루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나 책, 신문에서 읽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줌으로써 웃게 만든다. 칭찬과웃음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이기게 하는 묘약이다.
티 타임 등 되도록 부부만의 시간을 일부러 많이 만들어 남편이 하고 싶은 말을 속시원히 털어놓게 이끈다. 또 남편의 인맥을 소중히 여겨 부부동반모임에 자주 참석하거나 남편친구 또는 회사동료들을 초대, 편안한 술자리로 스트레스를 풀 기회를 마련해준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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