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구제금융이 들어오면 다소 안정세를 보일것으로 기대했던 자금시장이 정부의 잇단 대책 발표에도 효력이 전무하다. 오히려 금융대란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달러환율은 상승 제한폭까지 치솟아 거래가 중단되는가 하면 하루짜리 콜자금도 거래가 실종된 상태다. 이상태로 가면 종금사들의 무더기 도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가도 4백선이 수시로 붕괴되는 불안한 장세가 연일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대책이 알맹이가 없어 이런 현상들이 계속 되고 있다 하니더욱 기가 찰 일이다.
더욱이 청와대와 재경원은 올 봄부터 '외환 위기' 가능성을 지적해온 한국은행의 건의를 받고도번번이 묵살해 왔다하니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로서는 복장이 터질 노릇이다. 그렇다치더라도 나라가 이지경에 이르렀으면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사태를 수습해 나가야 할것이 아닌가. IMF구제금융이 들어온다고 당장 우리나라 경제가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뭔가 좋아질 징후라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텐데 사태수습에 적합한 처방을 못 내놓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상태라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감은 무엇으로 회복할것인지 궁금하다.이판에 국회는 의원들의 입법활동비 인상으로 말썽을 빚고 있다. 도대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별천지 사람인지 못 마땅할 뿐이다. 그런데 여론의 세찬 비난으로 국회의원 입법활동비 인상분등을 삭감키로 했던 3당이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고친 법률과 규정은 그대로 두고 98년 예산만 삭감했다고 하니 또한번 웃을 일이다. 99년부터는 인상분을 찾아 먹겠다는 속셈이다. 온국민들에게고통분담을 호소해 놓고 자기네들은 적당히 눈치를 보다 실속을 챙기겠다는 속셈이다. 지금처럼어려울때 솔선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을 보여 줄수는 없을까. 내년에 법률과 규정을 다시 고치더라도 당당한 모습으로 제몫을 찾아가는 것이 정도(正道)가 아닐까.
최근 홍콩의 경제주간지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에는 '입막고 귀막고 눈가리는' 한국의 3당 대통령후보의 캐리커처를 싣고 이들은 한국의 경제 난국에 아무도 책임 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제를 걱정하는 외신의 비아냥 거림에 자존심이 몹시 상하지만 별다른대응 논리가 없다. 최근 IMF체제가 들어서면서 외국을 다녀온 많은 사람들은 한국경제를 걱정하는 현지 외국인들의 물음에 우리가 어쩌다가 이모양이 됐는지 구겨진 자존심때문에 개탄을 금치못하고 있다고 한다. 국제적으로 망신살이 뻗쳤으니 정부에 대한 이들의 원망이 오죽하겠는가. 오늘날 우리 경제가 난국에 처하게 된 것도 국제적인 신인도가 떨어진데서 비롯됐지만 국내서 조차이런 불신감이 증폭된다면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 어떻게 될것인지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안팎으로 떨어진 국가의 신뢰성 회복이 다급한 과제라 하겠다.
지금 우리는 8일후면 21세기 한국을 끌고갈 새 지도자를 뽑게된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을 선출하는 이번의 투표권 행사는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뼈아픈 경험을 교훈으로 이번만은 정말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국가경제가 위기 상황에 빠져있는데도 표만을의식해 공약(空約)을 남발하는 후보는 없는지, 인기에 영합해 거짓말을 하는 후보는 없는지, 특히국민이 믿고 신뢰할 정치가는 누구인지 유권자인 우리가 면밀히 살펴볼때다. 이번 선거는 후보자선택을 놓고 유권자가 과거보다 더 진지한 고뇌가 필요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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